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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지갑은 4000원짜리 누비공예품

Posted March. 14, 201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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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사용하는 지갑의 브랜드가 노출됐다. 그 지갑은 4000원짜리 국산 제품이었다.

1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농협하나로마트를 찾은 박 대통령은 야채와 과일 등을 구입한 뒤 현금으로 계산하기 위해 연보라색 누비 지갑을 꺼냈다. 이 지갑의 한쪽 끝에 소산당이라는 작은 상표가 붙어 있었다. 평소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이 어떤 회사에서 만든 것인지 밝히기를 꺼리는 박 대통령의 성향으로 미뤄 브랜드가 뜻하지 않게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소산당은 국내 누비공예 전문 브랜드로 수예 장인인 김소애 여사(81)와 딸인 박윤주 대표(51)가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과 서울 시내 주요 면세점, 민속박물관과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국회 매장 등에서 제품을 판매한다. 기자와의 통화로 이 사실을 알게 된 박 대표는 박 대통령과는 일면식도 없다며 어떻게 제품을 갖게 되셨는지 궁금하고 반갑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든 연보라색 장지갑은 2년 전까지만 판매되던 구형 모델로 당시 판매가격은 4000원이었다. 박 대표는 지금 나오는 제품은 모서리에 상표가 안 붙어 있다며 원래 있던 나비 모양 문양이 떨어진 것을 봐도 상당히 오랫동안 사용하신 것 같다고 했다.

함경북도 성진 출신인 김 여사는 625전쟁 당시 부산에 피란 와 작은 수예점을 운영하면서 누비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상경해 서울 명동 코스모스백화점 1층에서 수예점을 약 20년간 운영했다.

김 여사의 호를 따 이름을 지은 소산당은 2003년 문을 열었다. 김 여사는 영어강사로 활동하던 딸을 설득해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주력 상품인 지갑, 컵받침, 파우치 등의 가격은 대부분 2만 원 미만이다. 박 대표는 저가의 중국산 누비 제품이 밀려들어와 가격을 싸게 책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한국의 전통문화를 계승한다는 차원에서 국내 생산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이 지갑을 공식석상에 들고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달 8일 설을 앞두고 서울 광진구 중곡동 중곡제일시장을 찾았을 때도 이 지갑에서 상품권을 꺼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에는 상표가 확인되지 않았다.



김현진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