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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금리의 역습 성장 절벽에 내몰린다

저성장-저금리의 역습 성장 절벽에 내몰린다

Posted December. 10, 201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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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저금리라는 2대 변수와 맞물려 성장의 절벽에 부딪쳤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낮은 금리에도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저성장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경제 부처 수장들까지 나서서 현재 우리 경제의 상황이 일본의 20년 장기불황 초입에 겪었던 현상과 비슷하다는 비관적인 분석을 내놓기 시작했다.

대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 등 대선 정국에서 쏟아져 나온 경제민주화 논의가 현실화될 경우 내년 상반기(16월)에 대기업의 투자가 위축돼 이미 위축된 성장률이 더욱 추락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감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1990년대 일본의 저성장, 저금리 상황이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일본과 공통으로 다가오는 부분을 대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1990년대 초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부실 대출 증가에 따른 은행들의 수익성 저하,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으로 인한 보험사들이 줄도산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서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선례를 한국 경제가 따라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 은행들의 13분기(19월) 당기순이익은 7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조3000억 원)보다 39% 감소했다. 또 같은 기간 보험업계의 신()계약 건수는 7092만1490건으로 2005년 이후 가장 적었다. 금감원은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가 금융기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태스크포스(TF)를 차리고 일본 사례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이달 초 한 워크숍에서 보험회사들의 경영 행태를 보면 절벽을 향해 달리는 기차 같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현 상황을 풀려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길밖에 없지만 전망은 부정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주요 기업 272곳의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내년 경제전망을 조사한 결과 긴축을 경영 기조로 정한 CEO가 전년 대비 9.1%포인트 늘어난 51.2%였다. 2008년과 비교한 CEO들의 위기 체감도는 올해 102.0%로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넘어섰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이슈가 투자와 고용계획 수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년 경제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도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나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올해 3분기(79월) 중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를 사실상 접었다. 정부는 대선 이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현재의 4.0%에서 상당 폭 낮춰 발표할 계획이다.



김유영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