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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수부 페지로 위기돌파 노려 검찰 내부 독단적 일 도모 반발

한, 중수부 페지로 위기돌파 노려 검찰 내부 독단적 일 도모 반발

Posted November. 30, 201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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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로 막을 내린 박연차 게이트 수사도 이곳에서 맡았다. 올해 4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구속한 곳도 대검 중수부다. 이 밖에도 수많은 정치인과 경제인들이 대검 중수부를 거쳐 옥고를 치렀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선 선망과 자존심의 대상이지만 수도 없이 과잉 수사, 정치 수사 논란에 휘말렸다. 역으로 정치권과 재계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이 때문에 선거 때와 정치권의 개혁 드라이브가 걸릴 때마다 여야 할 것 없이 대검 중수부 폐지를 입에 올린다. 이번 대통령선거 뒤 대검 중수부가 폐지될 거라는 전망도 이 때문에 나왔다.

한 총장은 평소 대검 중수부 폐지에 굳은 신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의 주장처럼 한 총장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대검 중수부 폐지라는 카드를 꺼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총장을 반대하는 검찰 관계자들도 그럴 사람은 아니다라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자리 유지를 위한 것이 아닐지라도 중수부 문제가 한 총장의 발목을 잡은 데는 중수부 폐지를 검찰 위기를 벗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검찰 내부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한 총장이 검찰 내부의 공감을 모으지 않고 독단적으로 일을 도모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또한 사표까지 불사하며 중수부 폐지에 반대하는 최 중수부장에 대해 감찰까지 실시하면서 반대의 싹을 자르려 했다는 것도 문제가 됐다.

한 총장의 연이은 무리수는 결국 검찰 구성원들을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 한 검사장급 인사는 평소 중수부 폐지에 공감해 왔지만 (한 총장)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방 검찰청의 또 다른 검사장은 중수부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거악 척결이라는 긍정적인 기능도 분명히 있다. 한 총장 혼자서 간단히 결정할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검찰 내 가장 강성으로 분류되는 특수통 검사들의 자존심을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예전과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중수부를 거친 검사들은 스스로 자긍심과 검찰 내 최고 엘리트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수부 폐지는 이들의 뿌리를 잘라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 한 총장이 검찰 내 지지 세력이 많은 최 중수부장을 타깃으로 삼은 것이 이번 집단적인 반발을 부른 실제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지성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