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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 공조 관통, 기후변화 대응 불발

출구전략 공조 관통, 기후변화 대응 불발

Posted September. 28, 200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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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 시간) 미국 피츠버그에서 폐막한 제3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글로벌 경제의 회복 추세가 확실해질 때까지 부양정책을 지속하고 추후 국제공조 아래 출구전략을 이행하기로 합의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기후변화 공동 대응에 대해선 별다른 논의를 하지 못했고 은행 자본건전성 확충에 대해서도 각국의 이견이 표출되는 등 진통이 적지 않았다. 또 금융회사 직원들의 보수를 제한하자는 것도 경영실적과 연계시키자는 미국의 주장이 받아들여졌지만 상한선을 두자는 유럽연합(EU)의 주장과 부딪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

은행 자본건전성 분야 등에 합의 실패

이번 G20 정상회의는 유엔 기후정상회의 직후에 열리는 회의인 만큼 기후변화의 공동 대응에 대해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별다른 합의점을 찾진 못했다. 개도국의 탄소 감축 비용을 선진국이 얼마나 부담해 줄지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EU 국가들의 강력한 요구에도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 이전에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국제협약 초안을 마련한다는 데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정상선언문에 석유 등 화석연료 보조금을 폐지하자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 또한 회원국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구체적인 시한을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세계에서 화석연료 보조금을 가장 많이 제공하는 러시아가 보조금 폐지 문제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변화 공동 대응을 적극 주장했던 EU는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의 결과에 큰 실망감을 표시하고 있다.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지지부진한 진전에 대해 실망을 감출 수 없다. 진지하게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요구한 은행 자본건전성 확충 문제도 EU가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아 언제까지 얼마나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지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지 못했다. 2010년까지 은행 자본규제 강화 기준을 만든 뒤 2012년 이행한다는 목표만 잡았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은행들은 미국 은행들에 대해 자본이 적어 까다로운 자본건전성 기준이 제시될 경우 국제경쟁에서 미국 은행에 밀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금융회사 직원들의 보수를 제한하자는 것도 미국 주장대로 경영실적에 연계해 과도한 보수가 지급되지 않도록 한다는 데 합의점을 찾았지만 상한선을 두자는 EU 측 주장과 부딪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 이와 함께 EU 국가들은 더욱 강력한 금융권 규제를 도입하길 원했지만 미국 측 반대로 별다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부양에 대한 국제공조 등 성과

그럼에도 G20 정상회의는 경기부양책을 지속하기로 합의하고 추후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공조하기로 하는 등 큰 성과를 남겼다.

정상들은 우선 그동안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가 분명한 성과를 냈다고 자평하면서 경기회복이 확고해질 때까지 경기부양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출구전략이 아직 시기상조라는 점에도 인식을 같이 하면서 추후 출구전략 이행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의견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경제 불균형 해소를 위해 각국의 내수 및 수출 관련 경제정책을 서로 감시하기로 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로 받아들여진다.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합의가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고 해도 각국의 불균형 해소 관련 정책을 6개월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다른 회원국들이 평가하도록 했기 때문에 회원국들이 정책을 결정하는 데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G20 정상들은 신흥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위상이 높아졌다는 점을 인식하고 G20 정상회의를 정례화해 G7을 대체하도록 한 것은 중국 한국 등 신흥국에는 가장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프레드 버그스텐 미 피터슨 국제연구소 소장은 신흥국들이 세계 경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G7 또는 G8은 시대착오적이었다며 G20 정례화는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신치영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