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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공세, 4월들어 급감 북-미관계로 전선이동

대남공세, 4월들어 급감 북-미관계로 전선이동

Posted May. 02, 200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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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북핵 6자회담 거부 선언에 이어 핵실험까지 위협하자 미국 행정부 내에서 북한에 대한 회의적 기류가 짙어지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상원 세출위원회에서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개연성이 희박해 보인다며 북한에 대한 깊은 회의론을 드러냈다. 물론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에도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태도다.

이 같은 클린턴 장관의 발언에 대해 로버트 우드 국무부 부대변인은 북한의 행태에 대한 국무부의 정세 판단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재 상황의 어려움에 대해 어떠한 환상도 가지고 있지 않다. 북한의 행동은 아무리 좋게 표현해도 기괴한 것(erratic)이라며 북한의 의도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핵실험까지 하겠다는 북한의 잇단 협박은 그냥 두고 볼 가벼운 사안이 아니라는 현실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유엔의 대북 제재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북한이 한반도 정세를 또 다시 위기로 몰아가는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미국이 6자회담 대신 북-미 양자대화로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우드 부대변인이 이날 궁극적 목표인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6자회담이 현재로서는 최상의 논의기구라고 전제하면서도 더 나은 방안이 있는지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들과 논의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관측을 부채질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채널로 북한과 협상을 시작해봤자 지난 5년간 이뤄낸 6자회담 합의사항을 무시하고 원점에서 똑같은 협상을 다시 해야 하므로 무의미하게 시간만 연장시킨다는 점이다.

특히 핵 없는 세계를 주창하고 나선 미국이 북한의 협박에 굴복할 수도 없는 일이다. 클린턴 장관이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위협에 대해 북한이 스스로 더 깊은 수렁을 파고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한 것도 북한에 더는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막무가내 식 행동에 미국은 심각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며 북한이 무슨 행동을 하건 무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하태원 spear@donga.com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