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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안보리 제재 논의와 별도로 북과 대화카드 만지작

미, 안보리 제재 논의와 별도로 북과 대화카드 만지작

Posted April. 03, 20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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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여론은 연료 주입 단계에 들어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저지할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은 사실상 끝났다는 판단 아래 로켓 발사 후의 대응 쪽에 무게중심이 옮겨간 분위기다. 일단 대외창구인 국무부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이 미사일이건 인공위성이건 간에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반드시 상응하는 결과(consequence)가 따를 것이라는 공식 성명을 수차례 내놓았지만 장거리 로켓을 바라보는 시각과 셈법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무부와 국방부의 접근법이 다르고 공화당 내부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 다루기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행정부 차원의 대북()정책 리뷰도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일단 국무부의 힐러리 클린턴 장관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의 로켓발사를 유엔안보리에서 따지는 것과는 별도로 6자 회담을 통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최근 보스턴 터프스대 교지()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행정부 대북정책의 원칙은 관여(engagement)이며 우리의 대응은 신중하면서도 주도면밀한 대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원장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북한이 핵을 개발한 근본 원인인 안보불안 해소와 정권교체의 위협을 제거하는 수밖에 없으며 그 방법은 대화일 수밖에 없다며 북한에 마지막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핵 문제만을 다뤄온 6자 회담에 미사일 문제를 포함시키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한반도팀장을 지낸 프랭크 자누지 상원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은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은 불가피한 일이며 미사일 문제를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대북특사를 지낸 찰스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장도 미사일 문제는 더 미룰 수 없는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언제든 요격 가능에서 최근 요격 불가로 급선회한 국방부의 속내는 좀 복잡해 보인다. 티머시 키팅 태평양 사령관 등 일선 지휘관들이 요격 능력과 의지를 강조했지만 로버트 게이츠 장관이 요격 계획이 없다고 밝힌 것은 일종의 무시 전략에 가깝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수단보다는 경제 제재가 더 효과적이라고 말해 국무부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대북 강경파와 공화당 쪽에서는 이 참에 오랜 숙원 사업이던 미사일방어(MD)체제의 부활을 독려하려 한다.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 후 33분 내에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을 집중 강조하고 있다. 또 하원군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 16명은 1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발송한 공개서한에서 미국이나 동맹국들이 위기에 처할 경우 MD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군 사령관들에게 승인토록 정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태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