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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

Posted October. 17, 2008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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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다시 공황상태로 빠뜨렸다.

국내 증시는 16일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떨어져 연중최저치를 기록했고 원-달러 환율은 1997년 말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금융위기 후폭풍으로 각국의 성장률 전망 및 소비, 고용 등 지표가 악화되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세계 경제는 이제 실물경기의 침체라는 더 큰 괴물을 상대하게 됐다.

국내적으로도 극심한 고용 부진과 수출 및 투자 감소 우려, 건설업 침체 등으로 실물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한 데다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 언론과 신용평가사의 부정적 견해가 잇따르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26.50포인트(9.44%) 내린 1,213.78에 마감했다. 하락폭은 2007년 8월 16일의 125.91포인트를 뛰어넘어 사상 최대였고 하락률은 911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2일의 12.02%와 2000년 4월 17일의 11.63%에 이어 사상 세 번째였다.

철강 기계 건설 등 실물경제와 관련이 깊은 업종들이 급락했으며 포스코, 국민은행(KB금융), 현대중공업 등 대형주도 줄줄이 하한가를 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6204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올 6월 12일(9731억 원) 이후 가장 많은 주식을 내다팔았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1.41% 폭락했으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4.25% 하락했다. 이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전날 미국 뉴욕(7.87%)과 유럽 증시가 폭락한 것에 큰 영향을 받았다.

이날 세계 증시가 동반 폭락한 것은 금융위기에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미 상무부는 15일(현지 시간) 9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1.2% 감소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소매판매는 1991년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이날 연설에서 금융시장이 우리의 희망대로 안정을 찾는다 하더라도 광범위한 경기 회복은 바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유럽에서도 프랑스가 3분기(79월)에 국내총생산(GDP)이 0.1% 하락하는 등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2분기(46월)에 각각 0.5%, 0.0% 성장률을 기록했던 독일과 영국도 3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133.5원 폭등한 137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폭은 1997년 12월 31일의 145.0원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증시 급락의 여파로 시장에서 달러 매수세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유재동 신치영 jarrett@donga.com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