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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이 주인 현대하이스코

Posted July. 04, 2005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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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의 도전

현대하이스코 울산공장은 올해 1월부터 협력업체들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납품으로 운영되고 있다. 울산공장에는 11개 협력업체가 있는데, 모두 심 씨처럼 지난해까지 현대하이스코의 근로자였다가 주주로 참여해 세운 회사들이다.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웃소싱을 결정했다. 직원들이 퇴직금을 투자해 새 회사를 세우면 그 회사로부터 완제품을 받기로 했다. 투자금은 기존설비를 구입하는 데 쓰였고 모자라는 부분은 현대하이스코가 작업장과 설비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보탰다.

새 회사가 관리 경험이 부족한 점을 돕기 위해 원자재 구입 및 작업 계획 등도 현대하이스코가 대신 맡기로 했다.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직원들의 동요는 만만치 않았다. 결국 340명의 직원 중 120명이 명예퇴직을 선택했고, 나머지 직원들은 새로 생긴 현대하이스코 당진공장으로 일자리를 옮겼다.

현대파이프 김병선() 대표는 회사를 떠난다는 것이 불안했지만 새 회사에서는 정년퇴직 없이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무엇보다도 생산량을 초과 달성하면 직원들에게 돌아오는 몫도 많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회사는 첨단기술에 역량 집중

직원이 주인이 된 뒤 회사의 생산성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해에 비해 1025% 적은 인원이 투입됐지만 생산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

현대하이스코 측이 초과 생산분에 대한 대금 지급을 약속했기 때문에 목표 생산량을 지난해에 비해 늘려 잡았다.

울산공장 시절 80여 명이 일하던 파이프 생산라인에서는 현재 55명이 일한다. 이 중 17명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이 모두 신입사원인 점을 감안하면 생산성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김 대표는 내다봤다.

노조와의 긴장 관계에서 벗어난 현대하이스코는 첨단기술 개발에 역량을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강관공장에서 생산한 파이프를 바로 옆 공장에서 재가공한 뒤 현대기아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박순보() 상무는 인건비 대신 용역비를 지불하는 것이어서 당장 지출에는 변화가 없지만 장기적으로 6% 안팎인 임금 인상분을 매년 절약할 수 있다며 계획적이고 안정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해진 만큼 연구 개발에 집중 투자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성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