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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와 내통’ 전면부인... 맹탕으로 끝난 쿠슈너 청문회

‘러와 내통’ 전면부인... 맹탕으로 끝난 쿠슈너 청문회

Posted July. 26, 2017 09:07   

Updated July. 26, 20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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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 몸통으로 알려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24일 상원 청문회 증언대에 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핵심 실세인 쿠슈너의 입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지만 그는 “공모는 없었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증언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와의 4차례 접촉에 대해 “어떤 접촉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특별히 기억할 만한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4월 워싱턴 메이플라워호텔에서 1급 스파이 의혹을 받고 있는 세르게이 키슬랴크 당시 러시아 대사와 만난 데 대해서는 “키슬랴크를 포함해 모든 대사와 악수하고 짧은 사교적 인사만 주고받은 게 전부”라고 강조했다. 키슬랴크와 2차례 통화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피해 갔다.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러시아계 변호사인 나탈리야 베셀니츠카야를 만나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건네받았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그는 “모임에 늦게 도착했는데, 그 사람(베셀니츠카야)이 러시아 어린이의 미국 입양 금지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어 ‘여기서 시간을 보내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빠져나가기 위해 비서에게 전화를 걸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비공개 청문회가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의 하스(Haas) 건물은 2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시작 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오전 10시 개회를 20여 분 앞두고 청문회장에 도착한 쿠슈너는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다.

 백악관으로 돌아간 그는 카메라 앞에서 발표한 성명에서도 “나는 러시아와 공모하지 않았고, 그렇게 한 캠프 내 누구도 알지 못한다”며 “내 행동은 모두 적절했고 부적절한 접촉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영리한 캠페인으로 승리한 것을 부정하려는 것은 그에게 투표한 이들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날 청문회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로 막을 내렸다. CNN은 “입증할 수 없는 해명으로 일관한 청문회였다”며 “청문위원들이 새로운 증거로 파고들지 못해 쿠슈너의 해명만 들은 꼴”이라고 비판했다. 청문회 현장에서 만난 로이터통신의 한 여기자도 “쿠슈너의 외모와 말솜씨만 빛났다”고 비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위를 감싸면서 워싱턴 정치권을 싸잡아 “시궁창”이라고 비난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는 사위가 청문회에 자발적으로 출석해 투명하게 의회와 소통한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 “의회와 법무장관은 왜 힐러리와 러시아의 결탁을 수사하지 않느냐”며 역공을 펴기도 했다. 26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상원 법사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박정훈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