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월 1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을 만나 FBI가 수사 중인 러시아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사건을 놔줬으면 좋겠다(let this go)”고 말했다고 코미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코미는 면담 직후 트럼프와의 대화를 2쪽 분량으로 메모했고, NYT는 코미의 측근들을 통해 메모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미는 러시아 의혹 수사를 둘러싼 트럼프와의 갈등 끝에 이달 9일 전격 해임됐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NYT가 보도한 메모는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간의 대화를 진실하게 또는 정확하게 묘사한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제2의 워터게이트 사건’(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상대 당 도청 사건)으로 보고 특별검사 도입 및 탄핵 추진 등을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파문이 워터게이트 규모에 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