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신설 무역정책 전담기구인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에 대중(對中) 강경론자 피터 나바로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를 내정했다. 나바로 내정자는 미국이 중국과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해 더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야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논리로 트럼프의 마음을 샀다. 상무부 장관 내정자인 ‘기업 사냥꾼’ 윌버 로스와 함께 트럼프 시대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주도할 투 톱이 완성됐다.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나바로 내정자를 ‘선견지명이 뛰어난 경제학자’로 묘사하면서 그의 정책으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고 성장률이 오르고 일자리가 늘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보호무역주의는 미국 기업의 수출을 줄이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가 재정을 동원한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확대하다가 정부 적자가 과도하게 커지면 미국 내수가 다시 침체에 빠지고 글로벌 위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리스크가 큰데도 트럼프 정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구호 아래 똘똘 뭉치고 있으니 대미 무역흑자가 큰 나라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매파’ 강경론자로 통상라인을 꾸린 것은 미중 무역전쟁 뿐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이들이 모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하는 만큼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자동차 분야의 관세율 조정과 법률 의료서비스 분야의 문호 개방을 요구할 수 있다. 한국은 한미 FTA 4년 동안의 효과를 산업별로 분석해 재협상에 대비해야 한다. 현 상태로도 2017년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2.8%보다 낮은 2%대 초중반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수출까지 대폭 줄어든다면 그때 가서는 손써볼 도리가 없을 것이다.
우리 정부가 대외리스크에 대비하는 방법은 24시간 모니터링, 외화자금시장 안정조치, 원자재 수급상황 점검 정도다. 이런 사후 대응만으로 미국 발(發) 무역전쟁을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는 보호무역주의 시대에 맞는 통상전략을 포함한 선제적 위기관리 방안을 내년 경제정책에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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