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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찾기는커녕 막는 ‘무능 여야’

Posted November. 16, 2016 07:11   

Updated November. 16, 201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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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 마비 대혼란 속에 여권은 무기력증을, 야권은 무책임함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국가 비상사태의 출구를 마련해야 할 정치권이 무질서와 혼돈으로 국정 불안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5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이 조건 없는 퇴진을 선언할 때까지 저는 국민과 함께 전국적인 퇴진 운동에 나서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자신이 주장해온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사실상 철회한 셈이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제안했다가 스스로 철회해 혼선만 부추긴 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야 3당과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으기 위한 비상시국기구의 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 대통령을 조속히 퇴진시키는 운동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문 전 대표와 결을 맞췄다. 박 대통령과의 정치적 해법 모색을 중단하고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위한 장외투쟁에 야권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얘기다.

 새누리당은 즉각 반발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문 전 대표의 ‘중대 선언’에는 경박함이 가득하다”며 “국가 지도자다운 책임감과 대안 제시, 국민 통합 어느 것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100만 촛불 민심’에 직격탄을 맞은 새누리당은 이미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었다. 강경 일변도의 야권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동력을 잃은 셈이다. 이날 이정현 대표가 요청한 3선 의원 간담회에는 안상수 의원 단 한 명만이 참석해 무산됐다. 당 대표의 위상 추락을 단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이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당내 잠재적 대선 주자들을 향해 “지지율이 10% 넘기 전에는 대권 주자라는 말을 하지 마라. 새누리당 얼굴에 먹칠하지 마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무성 전 대표 등 잠재적 대선 주자들은 이날 이 대표의 즉각 사퇴와 당 해체를 주장하는 별도의 당내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회의에 이름을 올렸다.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가 전면전에 들어간 셈이다. 여권에선 내분이 격화되고, 야권에선 강경 노선이 주도권을 쥐면서 ‘질서 있는 국정 수습’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egija@donga.com·민동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