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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전문가 차기 유엔 사무총장, 북한 상황의 창의적 해법 모색해야

난민 전문가 차기 유엔 사무총장, 북한 상황의 창의적 해법 모색해야

Posted October. 07, 2016 07:34   

Updated October. 07, 20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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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무대에서 ‘난민 전문가’로 통하는 안토니오 구테헤스 전 포르투갈 총리가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사실상 선정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5일 10명 후보를 놓고 진행한 6차 비공개 예비투표에서 구테헤스로 합의함으로써 내년 1월부터 반기문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유엔을 이끌 것이 확실시 된다.

 구테헤스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유엔난민기구(UNHCR) 대표를 지내며 시리아 난민 사태 등과 관련해 선진국의 지원을 촉구한 난민 전문가다. 특히 중국 내 탈북자들을 북송 시 처형될 위기에 처하는 ‘현장 난민(Refugee Sur Place)’으로 정의하고 국제사회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등 탈북자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중국은 탈북자가 경제적 이유에서 국경을 넘은 ‘경제적 이주자’라고 주장하며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구테헤스는 2014년 11월 뉴욕대의 북한인권 행사에서 중국이 탈북자를 강제 북송하는 것은 중국도 서명한 난민 협약에 위배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UNHCR 대표 시절엔 중국에 탈북자 문제에 대한 논의를 제안했다가 거부당했지만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의 탈북자 보호책임을 따져야 한다.

 구테헤스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제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고, 분쟁 예방을 위한 조정 및 중재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면할 가장 심각한 위협의 하나가 북한 문제다. 구테헤스는 과거 난민 문제 발생의 근본 원인은 국가의 인권 침해라며 대표적 사례로 북을 지목한 바 있다. 북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의 폭압적인 인권탄압과 핵· 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히 위협하고 있어 유엔 회원국 자격까지 의문시 되고 있다. 최근엔 베이징 주재 북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보건성 간부 가족의 탈북 등 김정은 체제가 흔들리는 징후도 나타나 대량 탈북사태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동 난민의 비극은 물론이고 김정은 정권의 핵과 미사일 도발, 인권 유린 등을 제어하지 못해 유엔의 권능과 존재 이유가 의문시 되는 상황이다. 북 주민들이 난민보다 나은 것도 없는 비참한 상태에서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구테헤스가 국제사회의 해법을 이끌어내기를 기대한다.



한기흥기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