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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급유기 4대 실전배치 한국은 17년째 계속 계획중

일본은 급유기 4대 실전배치 한국은 17년째 계속 계획중

Posted September. 20, 201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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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은 1630일 미국 공군의 협조를 얻어 한국 상공에서 사상 첫 공중급유훈련을 실시한다고 19일 밝혔다. 군 안팎에선 이번 훈련을 계기로 한국군이 유사시 공군력을 좌우할 급유능력을 조속히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년 전 미국과 첫 공중급유훈련을 실시한 일본 항공자위대는 지난해 공중급유기 4대를 실전배치해 독자적인 급유능력을 확보했다.

작전반경체공시간 2배 이상 늘어

이번 훈련은 한국 공군의 F-15K와 KF-16 전투기 조종사 16명이 서해 상공에서 일본 가데나 미군기지에서 출격한 KC-135 공중급유기로부터 낮과 밤에 급유를 받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KC-135 1대에는 12만 L의 연료를 실을 수 있다. 연료주입용 호스인 붐을 통해 전투기 1대에 연료를 가득 채우는 데 2, 3분이면 충분하다.

한국 조종사들이 훈련교관으로 동승한 미 공군 조종사들과 함께 급유비행을 끝내면 6개월 기한의 공중급유 자격을 얻게 된다. 공중급유 자격을 유지하려면 6개월마다 추가 훈련을 받아야 한다. 2005년 F-15K 도입 과정에서 일부 조종사가 미국으로 가서 급유훈련을 받은 적은 있지만 한국 상공에서 급유훈련이 실시되기는 처음이다.

유사시 미군 공중급유기의 지원을 받게 되면 한국 공군 전투기의 작전반경과 비행시간이 2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전투기 1대로 2대 이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무거운 연료를 가득 채우는 대신 정밀유도무기를 추가로 탑재하고 출격할 수 있어 적이 도발하면 더욱 강력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또 해외에서 열리는 대규모 연합훈련에도 중간 기착지를 거치지 않고 공중급유를 받고 곧바로 참가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공군 관계자는 조종사들의 공중급유 자격 유지를 위해 6개월마다 우리 영공에서 공중급유훈련을 실시하고 훈련 대상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급유능력 극과 극

이번 훈련에서 보듯 공중급유기가 없는 한국 공군은 급유 임무를 미 공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일각에선 동북아시아 최강 전투기인 F-15K를 60대나 운용하고 있고 스텔스 전투기의 도입을 추진하는 한국 공군에 독자적 급유능력이 없다면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2003년 주일미군과 본토 영공에서 첫 공중급유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북한의 군사 위협을 주된 이유로 공중급유기 도입을 결정했다. 이후 2008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미국 보잉의 KC-767J 급유기 4대를 도입해 배치했다.

일본 항공자위대 조종사들은 연료 걱정 없이 크게 늘어난 작전반경에서 전천후 임무 수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외에도 이스라엘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 29개국에서 공중급유기를 운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공중급유기 사업은 17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군 당국은 1994년부터 국방중기계획에 공중급유기 사업을 추진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려 계속 늦춰졌다. 노무현 정부 시절의 국방개혁 2020에 따라 2015년까지 도입하려던 계획도 현 정부 들어 다시 연기됐다.

군 고위 관계자는 개전 초기 승패를 좌우할 공군의 무장력과 타격력을 극대화하려면 공중급유기 도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