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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얼떨떨 우선 선수마음 추스려야죠

Posted August. 19, 20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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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잘 모르겠어요. 얼떨떨합니다.

18일 중도 퇴진한 김성근 감독 대신 SK의 새 사령탑에 오른 이만수 2군 감독(53)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1997년 현역 은퇴 후 1군 지휘봉을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그는 한화와의 퓨처스리그를 위해 대전에 머물다 급히 인천으로 올라왔다. 당장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의 경기부터 선수단을 이끌어야 한다.

SK는 17일 현재 3위다. 선두 삼성에 승차 5.5경기, 2위 KIA와는 1경기 차다. 이 감독 대행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만 잘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전 감독이 SK를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켜 우승 3회, 준우승 1회를 거둔 명성을 잇기 위해서다.

우선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는 게 급선무입니다. 선수단이 하나로 뭉치면 다시 1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감독 대행은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2군 감독 시절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으려 애썼다. 패전투수가 됐어도 실점하기 전까지는 완벽했다며 어깨를 다독였다. 경기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는 거다.

그는 현역 시절 헐크로 불렸다. 홈런을 날린 뒤 양팔을 들어 포효하는 세리머니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1982년 삼성에 입단해 1997년까지 현역 생활을 했다. 19831985년 3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1984년에는 타율 0.340에 23홈런, 80타점으로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96에 252홈런, 861타점.

지도자 수업도 착실히 밟았다. 1998년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클리블랜드 산하 싱글A팀 코치를 시작으로 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이었다.

이 감독 대행은 미국에서 10년간 배운 선진 야구를 팀에 접목하고 싶다고 했다. 김 전 감독이 만들어 놓은 탄탄한 조직력에 자율 야구를 덧입히겠다는 구상이다. 이 감독 대행의 부드러운 헐크 리더십이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됐다.



황태훈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