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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대통령의 FTA 리더십 높이 평가한다

[사설] 노대통령의 FTA 리더십 높이 평가한다

Posted April. 03, 200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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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의 제1주역은 노무현 대통령이다. 정부의 내부 논의에 머물러 있던 한미 FTA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공식화했을 뿐 아니라, 어제 최종합의에 이르기까지 한미 FTA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제2의 성장전략이라는 소신을 지켰기 때문이다. 지지층은 물론이고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과 당원들, 심지어 자신의 참모였던 사람들까지 반대했지만 노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현종 제정경제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타결 공동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확고한 개방철학을 가지고 어려운 고비마다 굳건한 버팀목이 돼 줬다고 말한 그대로다.

우리는 노 대통령의 이런 FTA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며 박수를 보낸다. 국가 최고지도자에게서 국민이 보고 싶어 하고, 확인하고 싶어 하는 리더십은 이처럼 국익()을 위한 결단의 리더십이다.

노 대통령의 FTA 리더십은 이웃 일본과도 대비된다. 미국 조야()는 오래전부터 일본에 미일()동맹의 심화를 위해서도 양국 간 FTA가 필요하다고 조언했지만, 일본 정치지도자들은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들 역시 농촌 문제가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처럼 농민을 향해 이제는 농업도 시장원리에 지배될 수밖에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지도자가 없었던 것이다. 일본에선 지금에야 한미 FTA가 일본 경제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급변하는 세계 금융상황을 제때 바로 읽지 못해 외환위기를 맞는 등 국가적 실패를 겪기도 했지만 경제발전의 내외적 동기()를 스스로 마련해 국가 수준을 끌어올린 자랑스러운 경험도 많다. 새마을운동과 서울올림픽이 대표적이다. 둘 다 당시 최고지도자의 확고한 리더십이 없었다면 성공하기 어려웠다. 이 두 가지가 건국 후 최대의 치적()으로 꼽힌 것도 그래서다(1998년 갤럽코리아 조사). 한미 FTA 타결은 그에 맞먹는 리더십의 승리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역할은 끝나지 않았다. 후속대책 추진과 국회 비준까지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 개헌이나 대선 같은 정치적 정파적 현안들은 잊어버리고 퇴임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정치권의 협조를 얻기 위해 필요하다면 개헌안 발의를 포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노 대통령은 한미 FTA라는 중요한 한 가지에서 성공한 대통령의 길을 열었다. 우리는 노 대통령의 금후 FTA 리더십을 응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