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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DJ가 갑자기 미일 때리고 북•노 감싸는 이유가 뭔가

[사설] DJ가 갑자기 미일 때리고 북•노 감싸는 이유가 뭔가

Posted September. 15, 200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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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어제 한 시사 잡지와의 회견에서 미국의 네오콘과 일본의 보수세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북 핵과 미사일도 미국 앞에선 어린애 장난감밖에 안될 텐데도 네오콘들이 MD(미사일 방어시스템) 같은 군비 확장을 위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DJ는 또 아베 신조 관방장관도 북을 공격해서 인기가 올라갔다면서 일본도 정말 악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북한을) 이용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대북 문제에 거의 침묵을 지켜온 DJ가 갑자기 미일()을 비판하고 나선 경위도 석연치 않지만 논리나 주변 상황에 비춰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이다. 그의 발언은 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친북 좌파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두둔함으로써 혼란과 분열을 증폭시키고 있다.

위기의 본질은 핵과 미사일에 대한 북의 병적인 집착에 있다. 남한은 그 인질이 돼 이리저리 끌려 다닌 게 벌써 20년이 다 돼 간다. 이런데도 미국이 북을 이용하고 있다면 미일은 북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하도록 일부러 방조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이런 주장은 친북 좌파가 1993년 제1차 핵 위기 때부터 제기해 왔던 음모론의 재판이다.

그는 북의 달러 위조까지도 음모론의 시각에서 보고 있다. 미국이 6자회담을 깨기 위해서 위폐 문제를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625 전쟁에 미국도 책임이 있다는 주장도 좌파 수정주의의 입장 그대로다. 따지고 보면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른 데는 DJ의 책임도 크다. 원칙 없는 햇볕정책으로 북이 앞에서는 온갖 지원을 받으면서 뒤로는 핵과 미사일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시간 주고 차단막까지 쳐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DJ는 노 대통령께서 제가 한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계제를 임기 중에 만들어 놓아야 다음에 어떤 정부가 서도 남북관계를 바꾸지 못하게 된다고 했다. 수긍하기 어려운 발언이다. DJ는 자신의 햇볕정책이 대북 문제 해결의 금과옥조라고 생각하는지 몰라도 그 결과가 오늘의 이 혼란과 위기라면 국민을 너무 우습게 아는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