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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특별시, 대구!

Posted March. 18, 20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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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편수 3년 새 3배로 늘어=프로듀서스는 이미 예매로 매진된 공연이 8회나 된다. 현재까지 평균 유료객석점유율은 65% 선. 제작사인 설앤컴퍼니는 공연이 끝나는 31일까지 서울 공연의 유료 관객 비율(70%)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대구에 앞서 공연했던 대전에서는 유료관객이 50%가 채 안 됐다.

설도윤 설앤컴퍼니 대표는 인구로는 부산이 제2의 도시일지 몰라도, 뮤지컬시장 규모로는 부산이 대구의 3분의 2 수준이라며 지방에서 유일하게 한 달 넘는 장기공연이 가능한 곳이 대구라고 말했다.

얼마 전 대구 부산 등 지방 8개 도시를 돌며 공연했던 인기 뮤지컬 아이 러브 유도 대구를 제외한 7개 도시 평균 객석점유율은 85%였으나 대구는 95%로 두드러지게 높았다.

인터넷 예매 사이트 티켓링크에 따르면 대구에서 열린 전체 공연 편수는 2003년 124편에서 지난해 315편으로 늘었다. 티켓 판매 총액도 2003년 19억7000원에서 지난해 66억9000만 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티켓링크의 유경숙 마케팅팀장은 편수에 비해 판매금액이 더 늘어난 것은 티켓 가격이 비싼 대형뮤지컬 공연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구의 대표적인 공연장인 대구 오페라하우스의 경우 전체 공연 중 뮤지컬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13.9%에서 올해는 67.1%로 껑충 뛰었다.

대구에 뮤지컬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뮤지컬 맘마미아 성공 이후. 당시 지방 공연은 길어야 열흘이었지만, 맘마미아는 두 달이 넘는 장기 공연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6만4000명의 관객을 모은 맘마미아 대구 공연은 지난해 흥행 성적 5위 안에 들었으며 이는 지방공연으로는 유일한 기록이다.

인근지역까지 흡수=맘마미아 대구 공연에는 구미, 울산 등 대구 이외 지역에서 온 관객이 45%나 차지했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대구 공연에도 인터넷 공연동호회 뮤클의 부산지역 회원 100명이 단체로 원정관람을 하고 갔다. 이는 대구가 인근의 문화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대구의 강점은 좋은 인프라와 탄탄한 관객층이다. 대구에는 9월 개관하는 1300석짜리 대극장을 포함해 1500석이 넘는 대형 공연장이 6개나 된다. 대구지역의 한 공연기획자는 대구는 알부자들이 많아 고가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자층이 타 지역보다 두껍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VIP 고객 마케팅용 단체 티켓을 구매할 때도 대구는 유일하게 서울과 함께 표를 구매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프로듀서스 공연에도 5개 대기업이 서울과 대구 지역을 모두 구입하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해 VIP 마케팅이 통한다는 것.

교통 여건도 무시할 수 없는 인프라다. KTX 개통에 이어 올 초 대구부산간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부산에서 대구까지 차로 45분밖에 걸리지 않아 관객 흡수에 강점이 되고 있다.

뮤지컬 도시로=대구시는 총제작비 중 인건비가 60% 이상 차지하는 공연산업이 고용창출 효과가 높다는 점에 주목해 내년부터 해마다 1월에 대구뮤지컬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로 했다. 궁극적으로는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이 행사를 발전시켜 대구를 아시아 뮤지컬 중심도시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대구시 문화산업과의 김대권 계장은 3만5000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3개의 뮤지컬 전용극장을 포함해 뮤지컬 인력 양성기관, 무대장치 제작소 등을 갖추는 등 2012년까지 뮤지컬을 중심으로 한 공연 첨단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연업계 관계자들은 이젠 서울 이외의 또 다른 공연 시장이 형성되지 않고는 엄청나게 상승하는 뮤지컬 제작비를 감당하기 힘들다며 뮤지컬 도시 대구의 현실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강수진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