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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 차준환, 챔피언의 길 가고 있다”

Posted February. 16, 2017 07:04   

Updated February. 16, 2017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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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아(27·은퇴)와 하뉴 유즈루(23·일본)를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로 키운 브라이언 오서 코치(56·캐나다)는 ‘빙판의 미다스 손’으로 불린다. 그런 그가 또 다른 세계적 스타로 키워내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선수 중 하나가 한국 남자 피겨의 ‘샛별’ 차준환(16·휘문중)이다.

 15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하뉴의 훈련이 끝난 후 동아일보와 만난 오서 코치는 “차준환은 챔피언을 향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5년부터 차준환을 지도하고 있는 그는 차준환의 훈련 환경이 또 한 명의 챔피언을 탄생시킬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라고 했다. 오서 코치는 “주니어 선수인 차준환은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앤드 컬링 클럽에서 하뉴(세계 1위),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세계 2위·스페인)와 함께 훈련하면서 세계 최고 선수가 실수하는 모습과 고난도 점프를 성공하는 것을 모두 보고 있다. 그는 이들의 단점은 피하고, 장점은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차준환의 재능과 열정이 겹쳐져 발전 속도가 빠르고, 그런 그의 성장을 지켜보는 게 즐겁다고 한다. 오서 코치는 “차준환은 세계 최고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훈련하면서 올림픽 등 큰 무대에 나설 선수에게 필요한 ‘강심장’이 되는 비결도 배울 수 있다”고 전했다.

 오서 코치가 경기 직전 차준환에게 강조하는 말의 요점도 강한 정신력이다. 그는 “차준환에게 ‘너는 준비가 다 됐다. 연습 성과와 자신의 강인함을 믿어라’라고 말해준다”고 했다. 부드러운 미소 때문에 자신이 마냥 따뜻한 성격을 가진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해라고 한다. 그는 “내 지도 스타일은 자상한 엄마라기보다는 엄격한 아빠에 가깝다. 용기 있는 선수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차준환 등 오서 코치의 제자 세 명이 함께 ‘집안싸움’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셋이 순위 경쟁을 하게 되면 기분이 어떨 것 같으냐”는 질문에 오서 코치는 “우리는 가족 같은 사이다. 그들의 경기력이 최고 수준에 도달해 경쟁할 수 있게 성장시키는 것이 내 임무다”고 말했다. 그는 “차준환에게는 평창 올림픽이 선수 생활의 끝이 아니다. 그는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까지 멀리 내다보고 성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차준환은 다음 달 열리는 세계 주니어선수권을 대비해 캐나다에서 맹훈련 중이다. 이날 오서 코치는 주니어선수권에서 차준환이 선보일 ‘신무기’도 처음 공개했다. 그는 “차준환은 주니어선수권에서 두 번의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뛸 것이다. 두 번의 살코 중 한 번은 더블(2회전) 토루프를 붙이는 콤비네이션 점프를 구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쿼드러플 살코(기본 점수 10.5점)에 더블 토루프를 붙이면 기본 점수는 11.8점으로 올라간다.

 제자 두 명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키워낸 그이지만 정작 본인은 현역 시절 두 개의 은메달을 땄을 뿐 정상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는 “내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면 코치 생활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자의 성공을 보면서 코치 생활이 운명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며 웃었다. 코치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된 시작을 함께한 자신의 첫 제자 김연아에 대한 오서 코치의 생각은 어떨까. “여전히 지구상 최고의 피겨 선수는 김연아라고 생각합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