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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돌멩이

Posted August. 28, 2019 07:24,   

Updated August. 28, 201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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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엄마가 있었다. 그때만 해도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치게 된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어느 날 그 엄마는 어린 아들이 짓궂은 행동을 하자 회초리로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이었다. 그런데 집 안에는 아이를 때릴 만한 게 없었다. 엄마는 아이에게 밖으로 나가 막대기를 찾아오라고 명령했다. 한참 뒤에 아이가 울면서 돌아왔다. “막대기를 못 찾겠어요. 그래서 엄마가 던질 수 있게 돌멩이를 가져왔어요.” 아이의 손에는 돌멩이가 들려 있었다. 그걸 보고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읽었다. 아이는 엄마가 막대기로 자신을 때릴 거라면 돌로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엄마는 가슴이 아파 아이를 부둥켜안고 울었다. 그 후로 그 엄마는 부엌 선반에 돌을 올려놓고 교훈으로 삼았다.

 우리에게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라는 동화로 잘 알려진 스웨덴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그가 1978년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도서협회가 주는 평화상을 수상하면서 들려준 이야기다. 린드그렌은 진정한 평화를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인간을 폭력으로 이끄는 것이 무엇인지 성찰할 때가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평화를 실천하자고 했다.

 그의 말에 감동을 받았는지 스웨덴은 이듬해인 1979년에 체벌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세계 최초의 일이었다. 모두가 그렇게 한 것은 아니었다. 린드그렌에게 평화상을 준 독일은 2000년 말에 가서야 체벌을 금지했다.

 체벌을 없앤다고 세상의 폭력이 다 없어지는 건 아니겠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자세에서부터 비폭력이 시작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여전히 큰 울림을 준다. ‘부엌 선반에 돌멩이 하나를 놓아두고 결코 폭력은 안 된다는 것을 우리 자신과 아이들에게 환기시킨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는 이렇게 제안하며 자신의 연설을 마무리했다. 아름다운 제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