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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까지 우려하고 나선 韓日관계, 냉정 되찾고 대화 시작하라

美까지 우려하고 나선 韓日관계, 냉정 되찾고 대화 시작하라

Posted March. 29, 2019 07:45,   

Updated March. 29, 201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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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최악이라는 한일관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마저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27일 한 강연에서 ‘한일관계가 좋아야 한미일 3자 관계가 좋고 혜택을 얻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역내 중요한 안보, 경제 현안은 한국과 일본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며 “한일 간 문제로 인해 한미일 3국이 북한 또는 다른 현안 등 우리의 전략적 핵심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관계에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지 않았던 트럼프 행정부마저 헌 상황을 심각히 보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미 미 의회나 워싱턴 외교가에선 한일 관계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은 지난달 워싱턴을 찾은 문희상 국회의장 등 여야 5당 지도부에게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한일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한일관계는 지난해 10월 말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래 악화일로에 빠졌다. 위안부 재단 해산, 초계기 레이더 문제 등 갈등 사안이 꼬리를 물었지만 양국 정부는 문제해결을 아예 포기한 듯한 자세를 보여왔다. 양국 모두 ‘전략적 방치’를 외교전략으로 삼았다는 말까지 나돌았고 양국 수뇌부가 이를 부추기거나 국내 정치에 이용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게다가 다음달 나올 일본 외교청서엔 한일관계를 격하하는 표현이 담길 예정이며, 여당인 자민당의 27일 회의에선 “일본 기업에 대한 영향을 각오하고 큰 타격을 주는 경제제재를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법원은 강제징용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내 상표권과 특허권 압류를 결정하는 등 갈등이 에스컬레이트되는 상황이다.

 한일갈등은 역사적 뿌리가 깊지만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한미동맹, 한미일 3각동맹이란 질서 하에 관리돼 왔다. 이는 냉전시대에는 반공 동맹으로, 오늘날에는 북핵과 중국을 견제하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지켜왔다. 앞으로도 협력적인 한일관계가 절실한 이유다. 이제 양국 지도부는 냉정을 되찾고 장기적인 국익과 현실에 입각한 해법 마련에 나서야 한다. 교착된 한일관계의 출구를 찾기 위해서는 정상간의 대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