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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비장애人 함께 했던 ‘평창 드라마’… 더 열린사회로

장애-비장애人 함께 했던 ‘평창 드라마’… 더 열린사회로

Posted March. 17, 2018 07:33,   

Updated March. 17, 2018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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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창 겨울패럴림픽이 열흘간의 열전을 끝내고 내일 폐막한다. 이번 대회는 49개국 570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의 겨울패럴림픽으로 기록됐다. 북한에서도 사상 처음 선수단을 보내 남북화해 분위기를 달궜다. 흥행도 성공했다. 15일까지 집계된 입장권 판매량은 역대 최다인 33만5000여 장으로 2010년 뱅쿠버(21만 장), 2014년 소치(20만 장) 대회를 압도했다. 장애인 접근성이 돋보인 올림픽 시설도 극찬 받았다.

 스타들이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도 수확이다. 선수 5명 모두 성씨가 달라 ‘오성(五姓) 어벤저스’로 불린 휠체어컬링팀은 평창올림픽 여자 컬링에 쏟아진 스포트라이트를 이어받았다. 남자 아이스하키 한민수는 개회식에서 성화봉을 짊어지고 의족을 한 발 한 발 떼며 슬로프를 올라 세계를 감동시켰다. 2014년 리우 여름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춤을 췄던 미국의 ‘의족 댄서’ 에이미 퍼디는 이번 대회에서는 스노보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이들의 모습에서 장애인 스포츠의 의의가 메달을 향한 도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스스로 자신감을 얻고 그 자신감을 비장애인에게까지 확산시켜 세상을 더욱 활력 있고 따뜻하게 만든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방송중계권을 가진 지상파 3사의 TV중계 편성 시간이 짧았다. 공영방송 KBS는 당초 1, 2 TV 패럴림픽 중계에 약 25시간을 편성했다. 주관방송사인 미국 NBC가 94시간, 일본 공영방송 NHK가 62시간을 편성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가 개최국이 맞나 싶다. 신의현이 한국 첫 메달을 딴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좌식 경기도 생중계되지 않았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어지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우리 방송사의 중계가 외국에 비해 적다”고 지적한 이후에야 방송 중계시간이 다소 늘었다.

 옥의 티로 치부하기엔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과 겹치는 듯해 씁쓸하다. 안방에서 열리는 패럴림픽에까지 이 정도인데, 평소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소통을 얼마나 해왔는지 돌아보게 된다. 우리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사시(斜視)가 엄존한다. 특수학교 건립을 호소하며 장애인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는 것이 현실이다. 패럴림픽의 역사는 장애인과 일반인의 경계를 없애는 과정이었다. 평창 패럴림픽과 그에 앞선 비장애인의 17일간 겨울올림픽의 대단원을 앞둔 지금 그 의미를 곱씹어볼 때다. 시각장애인 스키 선수를 앞서 이끄는 비장애인 도우미를 가이드러너라고 한다.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의 감동이 더 열린사회로 나아가는 가이드러너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