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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트럼프, FBI수사 외압 파문

Posted May. 18, 2017 07:19,   

Updated May. 18, 201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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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수사국(FBI)의 러시아 대선 개입 및 내통 의혹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1월 취임 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 정보를 러시아에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어 최악의 경우 탄핵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다음 달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과 북핵 대처를 위한 한미 공조는 물론이고 당장 특사 방문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2월 1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제임스 코미 당시 FBI 국장을 만나 FBI가 수사 중인 러시아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 사건을 놔줬으면 좋겠다(let this go)”고 말했다고 코미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코미는 면담 직후 트럼프와의 대화를 2쪽 분량으로 메모했고, NYT는 코미의 측근들을 통해 메모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미는 러시아 의혹 수사를 둘러싼 트럼프와의 갈등 끝에 이달 9일 전격 해임됐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NYT가 보도한 메모는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간의 대화를 진실하게 또는 정확하게 묘사한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제2의 워터게이트 사건’(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상대 당 도청 사건)으로 보고 특별검사 도입 및 탄핵 추진 등을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파문이 워터게이트 규모에 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