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삼성 반도체, ‘24년 인텔 아성’ 깬다

Posted May. 03, 2017 07:10,   

Updated May. 03, 2017 07:26

ENGLISH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전통적 강자 인텔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올해 2분기(4∼6월)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위 인텔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인텔은 반도체 시장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빼앗긴 적이 없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1일(현지 시간) 보고서를 통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올해 2분기까지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증가한다면 삼성전자는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IC인사이츠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매출 149억4000만 달러(약 17조316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의 예상 매출 144억 달러보다 5억4000만 달러(약 6100억 원) 높은 수치다.

○ D램,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요인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매번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인텔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인텔은 1993년 486프로세서를 출시한 뒤 24년 동안 반도체 업계 1위 자리를 지켜 왔다. 1993년 당시 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 순위는 7위, 이후 삼성전자는 매년 순위를 좁혀 2006년 2위 자리에 올랐지만 10년 동안 매번 인텔의 뒷자리만 차지했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가 매출액에서 인텔을 넘어선다면 삼성전자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경쟁업체들에도 유의미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의 시장 가격 상승 요인이 컸다. D램의 경우 지난해 1분기(1∼3월) 평균 가격은 2.63달러였는데 올해 1분기 3.83달러까지 치솟았다. 약 46% 높아진 수치다. 지난해 1분기 2.79달러였던 낸드플래시는 올해 1분기 35.8% 높아진 3.79달러에 거래됐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급상승한 덕분에 전체 매출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인텔 매출은 131억1500만 달러로 삼성전자(93억4000만 달러)에 비해 약 40% 높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PC용 CPU에서 강점을 가진 인텔의 아성이 무너질 것이란 예상이 비로소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시스템LSI 역할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사업으로만 6조31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체 영업이익(9조9000억 원) 중 약 64%에 해당하는 수치로 역대 최대다.

 IC인사이츠 분석처럼 D램, 낸드플래시의 시장 가격 상승 요인도 컸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시스템 반도체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바일 AP 판매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0나노 AP 제품 공급 확대와 더불어 14나노 제품을 기반으로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제품 라인업 다변화 등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강세, 고용량 엔터프라이즈 SSD와 데이터센터 D램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증가, 반도체 시장의 ‘슈퍼 사이클(초장기 호황)’ 효과 등으로 반도체 실적이 올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하반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으로도 삼성전자가 인텔을 넘어 글로벌 매출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동일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