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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기적 이룬 백지선 감독의 ‘원팀 리더십’

아이스하키 기적 이룬 백지선 감독의 ‘원팀 리더십’

Posted May. 02, 2017 07:06,   

Updated May. 02, 201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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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아이스하키 남자대표팀이 기적의 새 역사를 썼다. 등록선수가 233명에 불과한 ‘변방’의 한국팀이 지난달 29일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상위 16개국이 겨루는 ‘1부 리그’ 승격 티켓을 거머쥔 데는 선수들의 투혼과 더불어 이들에게 ‘원팀’ 정신을 심어준 백지선 감독의 리더십에 힘입은 바 크다.

 백 감독이 2014년 7월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 석 달 전, 국가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부 리그로 강등돼 패배의식에 빠져 있었다. 캐나다 교포로 언젠가 꼭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겠다고 꿈꿔온 그는 부임하자마자 라커룸에 태극기를 내걸고 긍지와 단합을 강조했다. “당신은 한국 국가대표 선수입니다. 매일 국가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하세요.” 선수들에게 들려준 첫마디였다. 국내파와 귀화파가 완전히 한 팀으로 녹아들 수 있도록 자신이 만든 노트 첫줄에 “우리는 가족”이라고 써넣어 선수들이 ‘원팀’ 정신을 기억하게 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 선수 출신답게 백 감독이 선진적 NHL방식으로 전문트레이닝업체와 함께 선수들 체력훈련을 주도한 것도 승리의 발판이 됐다. 선수들의 열정(Passion)에 연습(Practice)과 인내(Perseverance)를 더한 3P의 감독 철학으로 3년 만에 최강의 팀을 만든 것이다.

 백지선의 ‘원팀 리더십’은 지지층 결집을 노려 ‘편 가르기’에 골몰한 대선 주자들에게 적잖은 시사점을 준다. 백 감독이 ‘우리는 하나’를 강조해 역대 최고의 성과를 냈다면 요즘 대선후보들은 정반대다. 각 대선 주자들이 만들고 싶은 나라는 다를지 몰라도 국민이 원하는 것은 하나다. 전쟁 걱정 없는, 더불어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이라면 모든 국민을 하나로 포용해 ‘대한민국 팀’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선명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갈라치기가 아닌, 통합과 희망의 리더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