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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늘어나는 부동층… 투표가 대한민국 바꾼다

갈수록 늘어나는 부동층… 투표가 대한민국 바꾼다

Posted April. 27, 2017 07:24,   

Updated April. 27, 20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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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9대 대통령 선거가 보름도 안 남았는데 투표할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통상적으로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부동층은 줄어드는데 이번 대선은 거꾸로다. 갤럽의 4월 첫째주 조사에서 13%였던 부동층이 칸타퍼블릭이 21∼22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21.3%로 집계됐다. 보수 정당들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보수민심이 부동층으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선거전 초반부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그 뒤를 쫓는 양강구도가 구축되면서 보수 유권자들은 ‘투표할 사람이 없다’는 고민에 빠졌다는 것이다.

 보수 성향 유권자은 대략 30%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문 후보의 안보관 대북관에 불안감을 느끼면서 끊임없이 출렁거렸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부터 안희정 충남지사와 안철수 후보 등으로 관심이 옮겨간 이유다. 보수 부동층이 줄어들지, 아니면 기권층으로 이어질지, 길 잃은 보수표의 향방은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후보 TV토론회도 정치불신을 키운 요소다. 수준미달 토론으로 전반적인 부동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비전과 정책을 내놓은 후보는 찾기 힘들었다. 상대방을 흠집 내기 위한 네거티브 공방에 치중한데다 일부 후보는 오만한 태도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 사이에선 ‘지지후보를 못 정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 투표하러 가기 싫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럼에도 정치의 변화는 유권자들로부터 시작된다. 안보·경제 복합위기를 헤쳐 나갈 리더십을 가려내는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여느 대선과 달리 대통령 탄핵 이후 치르는 이번 대선은 국가의 기틀을 새롭게 세우는 ‘정초(定礎) 선거’라고도 할 수 있다. 적극적 투표 참여를 통해 민의를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한국정치를 바꾸는 첫 걸음이다.

 투표율이 낮으면 민의를 왜곡하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대표성이 낮은 국가지도자라면 대선 이후에도 정국 혼란이 가중될 우려도 있다. 보수든 진보든 부동층이 늘어나고 유권자들의 투표 기피 심리가 커지는 것은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다. 각 가정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발송한 두툼한 선거공보물이 배달됐다. 어떤 후보를 찍어야할지 공약과 정책을 꼼꼼히 살펴본 뒤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