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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자치도는 특별대우 자격 형평성 논리 깨주길

특별자치도는 특별대우 자격 형평성 논리 깨주길

Posted March. 07, 200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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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제주도는 특별자치도다운 특별자치도가 돼야 한다며 새 정부가 전국의 형평성 논리를 깨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법인세율 인하, 제주 전역 면세화, 역외금융센터 설립 등을 요구했다. 그는 제주 관광산업의 결정적 취약점은 고비용 문제라면서 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관광비용이 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올해 정책의 주안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정부 출범으로 제주도의 국제자유도시 추진에 변화가 예상되는가.

대통령의 리더십에 의해 집권 초기 국정과제로 추진된다면 제주국제자유도시는 곧바로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다. 제주가 보유한 자원과 특별자치도라는 제도를 활용하면 홍콩 싱가포르와 비교해도 우위를 지닐 수 있다고 본다. 사람 상품 자본의 이동이 자유롭도록 규제를 풀어 주면 제주는 경쟁력 있는 국제자유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다.

그러나 제도만 만들었을 뿐 현실은 외자 유치는 안 되고 규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게 문제다. 특별자치도를 왜 만들었느냐. 특별도자치다운 특별자치도가 돼야 한다. 그런데 전국의 형평성 논리 때문에 잘 안 된다. 이명박 정부가 그걸 깨 줘야 한다.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을 보여 주며) 대통령도 특별자치도다운 특별자치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제주는 그런 대우를 받을 만한 이유가 있다. 기초자치단체를 없앤 광역자치단체가 제주 말고 또 있는가. 다른 곳은 그렇게 하기 어렵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법인세율 인하, 전 지역의 면세화, 역외금융센터 설립 등 연방 수준의 자치제가 필요하다.

전 지역을 면세화하면 면세품이 빠져나와 다른 지역으로 반입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저명한 전문기관에 용역을 줘서 그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다 마련해 뒀다.

중앙의 결단만 기다린다는 뜻인가. 중앙정부를 설득하려면 외자 유치 등 자체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말레이시아 기업인 버자야그룹이 휴양형 주거단지 설립 등에 8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200만 달러를 이미 예치했고 이달 중 합작법인이 설립된다. 5억 달러 이상을 제주에 투자하면 외국인 대상 카지노 영업권을 허가해 줄 수 있다. 제주도만의 인센티브다.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투자 유치 실적은 어느 정도인가.

외국 기업 투자 유치는 7개 사업에 1조4687억 원, 국내 기업은 8개 사업에 2조3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앙정부의 국비()를 연줄로 따오는 시대는 갔다는 말이 있다. 정부 예산을 따내기 위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나.

제주는 4면이 바다인 데도 수족관이 없다. 그동안 수익형민자사업(BTL)으로 하려했으나 최근 임대형민자사업(BTO)으로 바꿔 추진하고 있다. 해양수족관 건립 문제를 중앙정부와 논의하고 있다.

제주도는 한국 관광의 1번지로도 불리지만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등 비난도 적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없는가.

제주관광의 취약점은 고비용 문제다. 올해 반드시 해결하겠다. 골프 비용도 동남아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최근 8만 원 하던 카트비를 4만 원으로 내린 골프장도 있다. 이렇게 한 두 업체가 앞장서 내리면 전체가 따라가게 된다.

가격 문제가 행정지도만으로 해결되겠는가.

가격을 선도적으로 낮춘 업소에 대해선 도정()신문이나 관련 전광판 등에 홍보하며 지방정부 차원에서 지원해 효과를 파급시키려 한다. 가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가격고시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제주도민과 외지인을 차별하는 이중가격제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은데.

과거엔 제주 개발에 대한 도민들의 마음이 상당히 폐쇄적이었다. 따라서 주민 설득을 위해 도민에 대한 할인이 시작된 것이다. 미국 하와이가 원주민을 배려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최근엔 이 문제도 시정해 나가려 한다. 도민들도 마음을 많이 열었기 때문에 차츰 해소될 것이다.

가격 인하 외에 관광산업 정책이 있는가.

최근 컨벤션(회의) 산업이 뜨고 있다. 대규모 국제회의를 잇달아 유치해 아시아 10대 회의 도시로 선정됐다. 겨울철 전지훈련의 최적지인 점을 활용해 스포츠 산업도 육성하려 한다. 공항과 항구에만 1개씩 있는 면세점을 중문관광단지에도 세우려고 중앙정부와 협의 중이다.

감귤과 관광 외에는 산업이라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데 산업구조의 다양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제주는 2차산업 비중이 3% 정도밖에 안 된다. 구조개편을 하려 한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생명공학기술(BT) 산업으로 할 수 있는 게 많다. 제주삼다수 등 물 산업도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것이다.

올해 핵심사업 가운데 헬스케어가 있는데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차별성이 있겠는가.

제주도는 다른 지역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외국계 영리 의료법인 설립이 가능해, 예를 들어 의료기관이 호텔을 운영할 수도 있다. 다양한 원격진료도 가능하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9개 병원 연합체인 PIM-MD, 일본 도쿄() 지역 의료재단법인 의진회와 양해각서(MOU)도 체결한 상태다.

인구도 적고, 전문 인력도 많지 않은 제주에서 헬스케어 사업의 시장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의료수가가 한국보다 훨씬 비싼 미국 병원으로 가는 국내 환자가 연간 수만 명이다. 이런 환자들만 제주로 끌어와도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 무공해 제주의 휴양형 의료관광 경쟁력은 1등 아닌가.

일류 의사들이 제주에서 살려면 자녀교육 문제가 큰 걸림돌이 될 것 같은데.

정부의 국책사업으로 제주에 영어교육도시가 들어선다. 늦어도 내년 초 착공해 2010년 3월에 1차로 3개의 국제학교가 문을 열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영어교육도시의 개념은 무엇인가. 다른 지자체의 영어마을은 대부분 실패했는데.

영어마을은 방과 후 수업으로 정식 학력으로 인정받지 못 한다. 그러나 영어교육도시의 영어전용학교에서는 국어 국사 과목만 빼고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한다. 초등학교 7개, 중학교 4개, 국제고 1개 등 총 12개교가 설립될 계획이다. 영어전용학교에서 근무할 교원을 양성하는 영어교육센터도 만든다.

중앙정부가 꼭 챙겨줬으면 하는 지역 현안 3가지를 든다면.

아무리 줄여도 네 가지다. 초일류 국제자유도시 추진, 제주 전 지역의 면세화, 법인세율 12%로 인하, 제2제주국제공항 건설이다. 특히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제2공항은 반드시 필요하다. 현 제주공항은 2020년이면 포화상태가 되고 새 공항을 짓는 데 810년이 걸리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부형권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