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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전북에도 있었다

Posted October. 01, 20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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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사회적 파문을 낳고 있는 가운데 전북 김제지역 장애인시설 영광의 집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숨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9일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따르면 영광의 집 사건은 2007년 7월 이 시설 A 원장(55)이 지적장애인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고 A 원장의 부인이 보조금을 횡령한 일이다. 이 사건은 내부 직원의 제보로 외부에 알려졌다.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같은 해 8월 전북 사회복지생활시설 비리척결과 인권확보를 위한 연대를 결성해 진상규명과 문제해결에 나섰다. 진상조사 이후 A 원장이 장애여성 3명을 10년간 성폭행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피해여성 자궁적출 수술까지 받게 했다며 검찰 수사와 시설 폐쇄를 촉구했다.

전주지법은 2008년 4월 A 원장에 대해 장애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3년을, A 원장 부인에 대해선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10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9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 영광의 집은 폐쇄됐다. 원생 50여 명 가운데 30여 명은 보호자에게 인계됐고 나머지 20여 명은 다른 사회복지시설에 위탁됐다.

지역사회에 충격을 줬던 영광의 집 사건은 지난해 함경록 감독이 영화 숨으로 제작했다. 이달 1일부터 개봉돼 전주 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상업영화인 도가니(125분)는 성폭행 장면 등이 묘사됐지만 독립영화 숨(89분)은 성폭행을 당한 여주인공의 아픔과 사랑을 담았다. 숨에선 실제 지체장애인인 박지원 씨(30)가 여주인공 역할을 했고 장애인 20여 명도 조연으로 출연했다.

김병용 전북장애인차별연대 사무국장은 영광의 집 직원 20여 명 중 4명 정도가 A 원장의 인척이어서 성폭행이 반복돼도 막지 못했다며 장애인이 맞닥뜨린 현실에 대해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주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