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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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을 뽑고나서
박완서, 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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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논의의 대상이 된 작품들 중에서 홍경선의 '잡동사니를 위한 사서'는 저력있는 서술능력을 보여주나 불필요하게 무거워진 구도와 문체가 취약점이었다.김순아의 '조용한 식사'는 깔끔한 현재형의 서술이 매력이지만 평면적인 구성과 묘사가 탄력을 얻지 못하여 너무 단조로운 작품이 되고 말았다. 우리는 결국 천운영의 '바늘'을 당선작으로 정하는 데 쉽게 의견 일치를 보았다.문신과 언어의 관계를 통하여 독자를 위태로운 공격성과 관능과 탐미의 벼랑끝으로 밀고가는 발군의 역량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아슬아슬하게 한땀한땀 따나가는 바늘의 움직임만큼이나 노련하고 가차없는 문장이 행간을 팽팽하게 당기면서 우리들 저마다의 심층에 잠복한 익명의 감각들을 불러낸다. 예리한 바늘이 정곡을 찔러 육체에 정교하고 음산한 수를 놓으며 살 속에서 맴돌던 언어를 해방시킨다.이 위험하고 아름다운 '바늘'을 당선작으로 내면서 우리는 한 예외적인 작가의 탄생을 예감한다.부디 또 다른 예외적인 작품들로 이 예감이 적중한 것임을 증명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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