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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운 영
71년 서울 출생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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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리사가 되고 싶었다.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중국집 주방장이 되고 싶었다.주방에 들어서면 가운데가 움푹 패인 나무 도마와 식칼이 제일 먼저 보이는 그런 중국집 말이다.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도마 위에서 신명나게 움직이는 칼이 먼저 떠올랐다.어찌 보면 나는 요리사가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중국집 주방장의 칼을 갖고 싶었던 것인지 모른다.요리사가 되기를 포기하지 못한 나는 때때로 북창동 거리를 서성이며 사각형의 커다란 칼을 훔쳐보곤 한다. 이제 나는 칼빛 목소리를 꿈꾼다.활어의 결을 예리하게 떠내는 회칼이 아니어도,위엄에 찬 무사의 장검이 아니어도 좋다.동태의 머리를 자르고 내장을 발라내는 생선장수의 칼이어도 좋겠고,밤샘작업으로 덥수룩한 턱수염을 깎는 한낱 면도날이어도 좋겠다.한 포대에 삼천원 받고 하루종일 밤껍질을 벗겨내던 할머니의 밤칼이면 더욱 좋다.내가 쓰는 소설이 이 견고한 세계에 날카로운 눈빛을 가질 수 있기를.섬뜩하게 베어져 나온 삶의 단면들이 그 속내를 드러내고 도마 위에 펼쳐지기를 꿈꾼다. 문득 엄마가 끓여주신 우럭매운탕 생각이 난다.기막히게 맛있는 아빠의 비빔밥도.비수 같은 비판과 애정을 아끼지 않았던 벗들,내 든든한 후원자 오빠 내외,예대 교수님들,'바늘'을 뽑아주신 두 분 심사위원 선생님,그리고….모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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