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5호/200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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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포인트]

카지노가 사람 잡네

지난 2월20일 오후 9시30분 내국인 전용 카지노 강원랜드 다이아몬드 주차장에 주차한 프린스 승용차 안에서 카지노 고객 김모씨가 히터를 틀어놓고 잠자다 질식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사망자 본인 과실이 크다’는 이유로 경찰과 매스컴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강원랜드의 ‘비인간적 고객서비스’에 대한 ‘경고’였다.

경찰은 “카지노를 사법 처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카지노측이 한 시간 단위로 카지노 건물 주변의 안전상황을 점검하도록 한 자체 규정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카지노를 찾는 고객 중엔 밤을 꼬박 새우며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잠깐 눈을 붙였다가 다시 게임을 하기 위해 차 안에서 히터를 틀고 잠을 청한다. 호텔비나 여관비까지 모두 털렸기 때문에 차에서 자는 사람도 있다. 이 때문에 강원랜드 주차장은 국내에서 차내 질식 사망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아 ‘특단의 안전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강원랜드는 몇 시간 동안 김씨를 방치하는 바람에 김씨의 사망을 막지 못했다. 김씨의 아들은 “강원랜드가 진정으로 고객의 생명보호를 걱정했다면 ‘건성’으로 안전 관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카지노측은 ‘유감’이라는 말 한마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잠을 깨우면 화를 내는 고객이 많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안전관리 시스템으로는 비슷한 사고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현 규정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강원랜드는 사실상 ‘치외법권’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 경찰은 강원랜드 주변에 얼씬도 못한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관이 들락거리면 영업에 지장이 있다고 카지노에서 싫어한다. 그래서 카지노 쪽으로는 아예 안 간다.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다 보니 그쪽 의견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각종 안전사고, 도박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유형의 범죄로부터 고객을 지켜줄 공권력은 카지노 내엔 없다. 김씨의 사망사고가 나자 “자기들끼리 알아서 다 한다더니…”라는 말이 경찰 내에서 나왔다.

강원랜드는 추첨에서 당첨된 사람에게만 테이블게임의 좌석을 준다. 서서 게임을 하는 고객은 앉은 고객의 3배 이상이다. 문제는 30분 이상 자리를 비울 경우 좌석을 서 있는 고객에게 내줘야 한다는 점. 앉아서 게임을 하는 고객 중엔 이런 점에 부담을 느껴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계속 게임을 하는 고객이 많다.

강원랜드는 “연말 메인 카지노가 완공되면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고객의 불편을 자신들 몸집 불리기 논리와 연결시키는 셈.

공기업 강원랜드는 지난해 2500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렸다. 대신 ‘세계 최악의 환경을 가진 카지노’ ‘건강까지 망치는 곳’이라는 오명을 들었다. ‘고객보호’를 위해선 지금이라도 경쟁체제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독점적 지위에 ‘도취’되어 있는 듯한 강원랜드에 또 다른 카지노 운영권까지 주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 ‘먹구름’

한국-칠레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김대중 정부 임기 내 타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월21∼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양국간 실무협의에서 우리측 수정제안에 대해 칠레측은 자국의 대외무역협상 일정상 오는 6월경 검토 의견을 회신해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의 이번 수정 제안에는 사과, 배 등 일부 품목을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민감한 현안이 담겨 있어 칠레측이 이를 선뜻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협상팀의 한 관계자는 “칠레가 한국산 자동차 등 일부 공산품의 추가 제외 등 또 다른 요구조건을 내걸지 않고 사과, 배 제외 방안을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칠레의 대외협상 스케줄 역시 한-칠레 간 FTA 협상 타결을 어둡게 하는 요인 중 하나. 당초 칠레는 지난해까지 우리와의 FTA 협상을 마무리짓고 미국,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와의 FTA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칠레 FTA 협상이 최종 단계에서 교착상태에 빠짐에 따라 칠레측은 이미 미국 EU 등과 협상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상태. 상반기에는 이들 나라와의 협상 스케줄만도 빡빡한 상태다. 한국과의 협상이 우선 순위에서 밀린 것은 당연한 일.

농민단체들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두고 ‘칠레는 별로 아쉬울 것이 없는 모양인데 정부가 구걸하듯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 역시 “칠레측 스케줄도 중요하다”고 말해 조기 타결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농림부와 외교통상부 사이에도 미묘한 입장차가 감지되고 있다. 농림부는 지난달 양국간 협의가 재개되기 이전 장관이 직접 나서 “사과와 배를 제외하겠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외통부측은 농림부 장관이 우리측 협상안을 공개하면서 기자간담회까지 연 데 대해 불만스런 눈치다.

< 성기영 기자 > sky3203@donga.com



장애인 울리는 방송통신대

한국방송통신대(이하 방송대)가 장애인 특별전형으로 컴퓨터과학과에 지원한 시각장애인 2명을 불합격 처리해 당사자는 물론 방송대 시각장애인 재학생 동호회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관련 단체들이 지난 2월 중순 항의성명을 발표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성모씨(45)와 이모씨(35)는 지난 1월 2002학년도 신입생 정시모집에서 1지망학과로 컴퓨터과학과를 선택, 원서를 냈다. 그러나 2월9일 최종합격자 발표 결과는 모두 불합격. 대신 성씨는 2지망인 환경보건학과에 합격됐고, 이씨는 3지망인 영어영문학과에 합격됐다.

대학측이 내세운 불합격 사유는 이들이 1급 시각장애인이어서 컴퓨터 관련 과목, 특히 색상 구분이 필요한 컴퓨터그래픽 등 일부 강좌의 수학이 불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이는 군색한 변명에 가깝다. 방송대엔 이미 같은 과에 1급 시각장애인들이 재학중이며, 이중 오모씨는 성적이 우수해 전액 장학금까지 받고 있다. 더욱이 방송대엔 현재 80여명의 시각장애인이 각 학과에 재학중이다.

이와 관련, 방송대 학적과 관계자는 “일반전형과 장애인특별전형의 구분이 없던 그동안엔 문제가 없었으나, 2002학년도부터 신설된 장애인 특별전형에서는 학부별 사정위원회가 지원자의 수학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며 “성씨와 이씨는 시력이 전혀 없는 ‘실명’ 상태여서 정상적인 학업이 힘들다는 해당학과 교수들의 판단에 따라 사정위원회가 불합격 처리했다. 이를 번복하진 않을 방침”이라 답했다.

그러나 방송대측은 “모집요강에 ‘실명 상태인 1급 시각장애가 있으면 컴퓨터과학과에 지원하지 못한다’는 단서를 명기했느냐”는 물음에 “장애인 특별전형을 처음 실시하다 보니 요강까지는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며 방송대측의 과실도 시인했다.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말…말…말…

  • 그토록 두렵다면 아예 활을 들고 경계근무를 서라.
    -3월3일 김정훈 한나라당 부대변인
    수도방위사령부 초병 총기 탈취사건 이후 초병들의 무기가 가스총과 전기충격기 곤봉으로 바뀐 데 대해.

  • 세뱃돈을 모았다.
    -2월27일 김헌무 신임 중앙선관위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남(32세)이 4억원, 차남(30세)이 3억5000만원의 현금을 보유한 것에 대해 따지자.

  • 국회 허물고 아파트 짓자는 내용까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다.
    -이만섭 국회의장
    여야 총무에게 한발씩 양보해 국회 정상화에 합의해 달라며.

  • 부시 대통령의 참석은 불길한 조짐.
    -3월3일 이브 코셰 프랑스 환경장관
    이달 말 멕시코에서 열릴 국제개발원조회의에 미국 대통령이 참석키로 한 데 대해.

  • 미국 대북정책의 진짜 문제는 아무런 정책이 없다는 것.
    -미 뉴욕타임스 사설
    북한을 ‘악의 축’으로 비난한 것은 올바르지만 꾸짖음을 뛰어넘는 북한 정책은 없다고 지적하며.

  • 우리 아이한테도 건강에 나쁘니 피우지 말라고 충고했죠.
    -3월3일 세계 제2위의 담배회사인 BAT사 마틴 브로튼 회장
    ‘더 타임스’ 인터뷰에서.

  • 유관순이 가수냐고 묻기도 하고, 운동선수라고 말하기도 한다.
    -미주 한인방송 라디오코리아
    한인 어린이들이 3·1절의 의미를 너무 모른다고 보도하며.

  • 이젠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지 않는다. 대신 삼겹살 먹으러 간다.
    -회사원 최모씨
    동계올림픽 편파 판정 시비로 미국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며.


시·사·용·어

지구종말시계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발행하는 핵 과학자협회지 ‘불리틴’(The Bu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의 표지에 실리는 일러스트 시계. 핵전쟁으로 인류가 사라지는 시점을 자정으로 가정하고 분침을 조정해, 인류가 얼마나 핵전쟁 위기에 가까워졌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이름은 ‘운명의 날 시계’(The Doomsday Clock).

애당초 자정 7분 전에서 출발한 이 시계는 1953년 미국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을 때 2분 전으로 자정에 가장 가깝게 다가갔다. 1991년 핵무기 보유국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17분 전까지 조정되기도 했지만, 지난 2월27일 9·11 테러사태 등 새로운 요인들로 인해 자정 7분 전인 11시53분으로 재조정되어 화제가 되었다.

풋백옵션

기업을 인수한 후 부실이 발생하면 매각자가 대신 보전해 주기로 한 약속을 말한다. 인수 시점에서 자산가치를 정확하게 산출하기 어렵거나 추후 자산가치 하락이 예상될 경우 주로 사용되는 기업 인수·합병 방식이다.

정부는 99년 말 제일은행을 뉴브릿지캐피탈에 매각할 당시 3년 이내에 발생하는 추가 부실에 대해 보전하겠다는 풋백옵션 조건을 약속했는데, 최근 제일은행은 이 계약에 따라 작년 말 현재 고정 이하로 분류된 여신 4562억원(매입가 기준)을 되사줄 것(풋백 청구)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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