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회 예결위 간사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
“상임위는 병신인가”
국회 예결위 간사였던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이 지난해 12월28일 예산안 처리 과정에 불만을 표시하며 제2정조위원장직과 공적자금 국정조사 특위위원 등 모든 당직에서 물러났다. 다음날인 29일 그를 만났다.
사퇴서를 낸 이유는.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대폭 삭감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또 협상 중에 당내에서 ‘대충 하라’며 김을 뺐다. 당이 정권을 바꾸려는 절실한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일할 여건을 만들어주기는커녕 열심히 하면 손해만 보는데 뭐하러 하나.”
언제 사퇴를 결심했나.
“추가경정예산을 전제로 한 총무회담 합의가 이뤄졌을 때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숫자’를 챙길 사람이 필요해 잠시 미뤘다.”
이회창 총재에게 섭섭한 마음은 없나.
“얘기할 수 없지 않느냐. 여기 저기서 이상한 얘기들을 들으니 어려웠을 것이다. 처음에는 그런대로 원칙을 견지했는데….”
갈라먹기 예산심사였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의원바둑대회 지원과 몇가지 지역사업은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에서 보는 것처럼 갈라먹기가 크진 않았다. 자꾸 ‘호남지역 사업만 건드린다’고 오해를 하는데 새만금사업이나 전주신공항사업 등은 잘못된 사업이다.”
상당수 의원들이 예산안 처리과정에 대해 불만이 많은데….
“심사에 앞서 예결위 차원에서 상임위안을 존중키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부처 입장을 잘 이해한다고 하는 상임위가 깎자고 한 예산 5800억원 중 고작 1100억원이 삭감됐다. 상임위는 병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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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나눠먹기… 이렇게 심할 수가
한나라당의 증액 요구 명세를 정부 소관 부처별로 들여다보면 건교부와 철도청, 해양수산부 등 각종 지역 민원사업을 다루는 부처에서 특히 이같은 점이 두드러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