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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 갔다가 화마 잡은 비번소방관

Posted December. 11, 2018 08:58   

Updated December. 11, 201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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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 저녁 충남 논산시 도심의 한 찜질방에서 불이 났지만 현장에 있던 비번 소방관이 기민하게 대처해 피해를 크게 줄였다.

 화재가 발생한 것은 9일 오후 10시 40분경이었다. 불은 3층 건물의 2층에 있는 찜질방(1층은 여성, 3층은 남성 사우나) 직원 사무실에서 시작됐다.

 불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찜질방 내 사무실 주변에서 남편인 계룡소방서 소속 신정훈 소방교(40·사진) 및 두 아이와 함께 휴식을 즐기던 간호사 이모 씨(37)였다. 이 씨는 매캐한 냄새가 나자 매점 점원에게 “온풍기가 원인인 것 같으니 끄는 게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화재 비상벨이 울렸지만 두 차례 울리고 그쳤다. 이 씨는 사무실에서 검은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불이야”라고 크게 소리쳤다. 찜질방 측은 오후 10시 42분 논산소방서에 신고하고 방송을 통해 대피하라고 손님들에게 알렸다.

 신 소방교는 먼저 이 씨와 두 아이를 1층 밖으로 대피시킨 뒤 곧바로 2층으로 다시 올라왔다. 평소 자주 오는 곳인 데다 직업상 미리 소방시설의 위치를 확인해 두는 습관 덕분에 옥내 소방전을 바로 찾을 수 있었다. 30명의 손님도 모두 대피를 마쳤다. 신 소방교가 소방전에서 소방호스를 펼치는 사이 찜질방 측은 잠겨 있던 사무실 문을 열어 즉각 초기 진화가 가능했다. 신 소방교는 “진화 당시 화염은 보이지 않았다. 진화를 마쳤을 무렵에는 2층 상당 부분에 검은 연기가 들어 찬 상태였다”고 말했다.

 오후 10시 47분경 소방관들이 도착해 진화를 끝내고 불가마마다 피해 여부를 확인했다. 불은 사무실 내부 44m²를 태워 500만 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냈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논산소방서 관계자는 “인화물질의 종류에 따라 5분 이내에 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기도 한다. 신 소방교의 초기 진화가 피해를 크게 줄였다”고 말했다. 신 소방교는 “소방관은 휴일에도 소방관일 수밖에 없다”며 “찜질방 측이 신속히 대처해 혼란과 피해를 줄였다”고 말했다.


지명훈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