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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입만 열었다하면 ... ‘푸틴 편들기’ 논란 확산

트럼프, 입만 열었다하면 ... ‘푸틴 편들기’ 논란 확산

Posted July. 20, 2018 07:53   

Updated July. 20, 201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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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어 원칙을 무시하고 러시아 편을 드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3차 세계대전’을 입에 올려 또다시 나토 동맹국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진행자 터커 칼슨이 “나토는 회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집단방어가 의무화돼 있다. 우리 아들이 왜 몬테네그로에 가서 방어해야 하는가”라고 묻자 “나도 같은 질문을 해왔다. 나토 동맹국을 미국이 방어하려다가는 3차 세계대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나토에 가입해 러시아를 자극한 소국 몬테네그로를 방어하려다가는 러시아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논리로 동맹의 안전보다는 적국 러시아를 편드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나토 회원국들은 물론이고 미국 내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 나토 조약 5조는 회원국의 집단안보 원칙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는 냉전시대 소련의 침공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몬테네그로는 매우 강한 국민이 있는 아주 작은 국가이다. 그들은 매우 강하고 매우 공격적인 국민”이라며 “(침공을 받으면) 그들은 공격적으로 될 수 있다. 축하한다. 3차 세계대전이다”라고 비웃듯 말하기도 했다.

 발칸반도 남서부에 있는 인구 63만 명의 소국 몬테네그로는 2006년 신유고연방에서 독립했다. 과거 소련과 동맹 관계였지만 독립 후 2015년부터 나토 가입을 추진했고 지난해 29번째 나토 회원국이 됐다. 러시아는 나토가 동유럽 발칸 국가들로 세력을 넓히면서 자국을 압박한다며 몬테네그로에 정치·경제적으로 보복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즉각 미국 안팎에서 반발을 일으켰다.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몬테네그로를 공격하고, 나토에 대한 우리의 의무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러시아 전문가 앤드루 와이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연구원도 트위터에 “소국 몬테네그로가 세계 3차대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을 도대체 누가 심어준 거냐”고 썼다.

 몬테네그로는 매우 격앙된 분위기다. 란코 크리보카피치 전 몬테네그로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가장 이상한 대통령이다. 외교정책에 대해 이런 지식을 가진 대통령이라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느냐”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의 집단안보 원칙에 의문을 던지며 3차 세계대전까지 언급한 것은 동맹 홀대와 러시아 존중을 통해 기존 국제질서의 판을 흔들면서 방위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니컬러스 번스 전 미 국무부 차관은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리더십 아래 있는 미국이 동맹을 방어할지를 놓고 의심의 씨앗을 추가로 뿌렸다”며 “푸틴(러시아 대통령)에게는 또 하나의 선물”이라고 썼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에 “어떤 사람들은 내가 러시아 대통령과 잘 지낸다는 사실 자체를 매우 싫어한다. 이것은 트럼프 발작 증후군이라고 불린다”고 썼다.


주성하 zsh75@donga.com · 박정훈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