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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정현 “겨뤄보자, 니시코리”

Posted June. 03, 2017 07:07   

Updated June. 03, 2017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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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확실히 뒤진다. 하지만 어떤 승부에서든 져도 잃을 게 없을 때는 배짱까지 잃을 필요는 없다. 3일 열리는 2017 프랑스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3회전에서 니시코리 게이(28·세계랭킹 9위)와 한일전을 치르게 된 정현(21·한국체대·67위) 이야기다. 두 선수가 맞붙는 것도,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서 두 나라 선수가 맞붙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니시코리는 일본 테니스계가 사활을 걸고 만들어낸 ‘작품’에 가깝다. 니시코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라켓 장인이 니시코리 체형에 딱 맞게 만든 맞춤형 라켓을 들고 경기에 나섰다. 소니에서 테니스 장학금을 받았기에 가능한 ‘사치’였다. 니시코리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015년에는 역대 아시아 남자 선수 최고인 랭킹 4위에 올랐고,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는 남자 단식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그렇다고 니시코리보다 일곱 살 어린 정현이 벌써 주눅 들 필요는 없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0년 6월 첫째 주에 니시코리는 랭킹 246위밖에 되지 않았다. 그전까지 니시코리의 개인 최고 랭킹 역시 56위(2009년 2월)로 정현(51위)보다 낮았다.

 단, 그때도 ‘큰 경기’에서는 니시코리가 강했다. 니시코리는 2008년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첫 우승을 기록했고, 그해 US오픈 3회전에서 당시 랭킹 4위 다비드 페레르(35)를 3-2로 물리치고 4회전(16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정현은 아직 랭킹 10위 안에 드는 선수를 꺾은 적도 없고, 메이저 대회 3회전 진출도 이번이 처음이다.

 결국 이번 승부는 정현이 얼마나 부담감을 이겨내고 자기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정현은 “니시코리는 한번 꼭 맞붙어보고 싶은 상대였다.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기대되고 설레기도 한다. 경기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좋은 경기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니시코리는 “연습을 같이 해본 적도 없어 사실 잘 모르는 상대”라고 말했다. 이제 정현이 자기가 누군지 니시코리에게 확실히 알려줄 일만 남았다. 



황규인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