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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막판 되살아난 ‘극단 정치’

Posted May. 02, 2017 07:05   

Updated May. 02, 201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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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9대선이 정확히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자 후보들과 각 정당 주요 인사들의 입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국민의 지역 몰표와 이념 대결은 다소 완화됐지만 정치권이 막판 표 몰이를 위해 ‘극단과 배제의 정치’를 되살리고 있는 셈이다. 촛불과 태극기 민심의 극한 대결 속에 치러지는 대통령 보궐선거가 국민 통합과 거꾸로 가면서 대선 이후 대결 정치의 부활이란 극심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막말은 더 센 막말을 불러내며 점점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극우·보수 세력들이 다시는 이 나라를 농단하지 못하게 철저히 궤멸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1일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를 연상시킨다”며 “노무현 정부 때 이해찬 총리의 패악을 기억하느냐”고 반격했다.

 홍 후보의 ‘막말’도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는 1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향해 “더 이상 ‘여의도 요물’로 행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지원의 정치 인생은 이번이 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홍 후보는 특정 여론조사기관을 두고 “내가 집권하면 없애버리겠다”고 했고, 좌파 단체를 공개적으로 “도둑놈의 ××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날 “기업을 겁박해 수백억 원씩 뜯어낸 조폭 정당의 후예다운 반민주적 폭언”이라고 맞받아쳤다.

 문 후보는 이날 홍 후보를 두고 “자신들의 비리와 부패, 무능을 노동자에게 덮어씌우고 있다”고 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해서는 “더 무서운 것은 부패 기득권 나라를 만든 세력과 손잡고 새 부패 기득권 나라를 꿈꾸는 세력이다. 절대 용서해선 안 된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안 후보도 문 후보를 겨냥해 “선거가 끝나면 도와준 사람들을 전부 헌신짝처럼 버린다. 그리고 (권력을) 끼리끼리 나눠 먹는다. 그렇게 놔두겠느냐”고 공격 수위를 높였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는 “대선 다음 날 바로 임기를 시작하는 새 대통령이 즉각 맞닥뜨릴 안보와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당 간 협치가 필수”라며 “극단의 선거 후유증은 고스란히 다음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