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은 더 센 막말을 불러내며 점점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극우·보수 세력들이 다시는 이 나라를 농단하지 못하게 철저히 궤멸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1일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를 연상시킨다”며 “노무현 정부 때 이해찬 총리의 패악을 기억하느냐”고 반격했다.
홍 후보의 ‘막말’도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그는 1일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향해 “더 이상 ‘여의도 요물’로 행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지원의 정치 인생은 이번이 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홍 후보는 특정 여론조사기관을 두고 “내가 집권하면 없애버리겠다”고 했고, 좌파 단체를 공개적으로 “도둑놈의 ××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날 “기업을 겁박해 수백억 원씩 뜯어낸 조폭 정당의 후예다운 반민주적 폭언”이라고 맞받아쳤다.
문 후보는 이날 홍 후보를 두고 “자신들의 비리와 부패, 무능을 노동자에게 덮어씌우고 있다”고 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해서는 “더 무서운 것은 부패 기득권 나라를 만든 세력과 손잡고 새 부패 기득권 나라를 꿈꾸는 세력이다. 절대 용서해선 안 된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안 후보도 문 후보를 겨냥해 “선거가 끝나면 도와준 사람들을 전부 헌신짝처럼 버린다. 그리고 (권력을) 끼리끼리 나눠 먹는다. 그렇게 놔두겠느냐”고 공격 수위를 높였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는 “대선 다음 날 바로 임기를 시작하는 새 대통령이 즉각 맞닥뜨릴 안보와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당 간 협치가 필수”라며 “극단의 선거 후유증은 고스란히 다음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