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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보란듯 시리아 때린 트럼프

Posted April. 08, 2017 08:18   

Updated April. 08, 2017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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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6일(현지 시간) 민간인 등을 겨냥한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보복으로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군을 향해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미국이 정한 ‘레드라인’을 넘으면 가차 없이 군사 공격에 나선다는 ‘트럼프식 군사 일방주의’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도 핵·미사일 개발의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선제타격 등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국가 이익을 위해서는 유엔은 물론이고 중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의 동의를 구걸하지 않겠다는 뜻도 명확하게 밝혔다. 아사드 정권을 비호해 온 러시아가 유엔 결의안 채택을 무산시키자 한 시간여 만에 일방적인 군사행동을 취했다. 북한을 비호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플로리다 정상 만찬이 끝나는 순간 시리아 공습을 단행한 것 역시 ‘북한을 더 이상 비호하지 말라’는 무언의 메시지로 보인다.

 미군 관계자는 이날 오후 8시 45분(시리아 현지 시간 7일 오전 3시 45분) 지중해에 있는 미 해군 구축함 포터함과 로스함에서 시리아의 알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을 향해 59발의 토마호크 크루즈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 비행장은 4일 반군 장악 지역인 이들리브 주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민간인 58명의 생명을 앗은 시리아 전투기들이 이륙한 곳이다. 전투기, 활주로, 유류 보급소를 목표로 한 이번 공격 결과 장군 1명을 포함한 시리아 정부군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만찬 직후인 오후 9시 40분 긴급 성명을 내고 “치명적인 화학무기의 사용을 저지해야 한다. 이는 미국의 안보와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시리아의 학살, 유혈사태를 종결하기 위해 문명국들은 (이번 대응 공격에) 동참해 달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내린 군사 명령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습 직후 “미국의 시리아 공습은 조작된 명분에서 나온 자주적인 국가에 대한 침략이며 국제법 위반”이라며 “미국과 러시아 관계를 심각하게 손상시켰다”고 반발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밀월 양상을 보이던 양국 관계가 급속히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헌 ddr@donga.com · 동정민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