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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쳤다하면 쭉쭉...몸 잘 만들어 왔네

이대호, 쳤다하면 쭉쭉...몸 잘 만들어 왔네

Posted February. 18, 2017 07:09   

Updated February. 18, 201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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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격훈련이 진행되던 야구장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 대표팀 막내 김하성(22·넥센)부터 김광수(58), 김평호 코치(54)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17일 합류한 이대호(35·롯데)를 환영하기 위해서다.

 올 시즌 국내 무대로 복귀한 이대호는 애초 22일까지 진행되는 롯데의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합류할 계획이었지만 대표팀의 러브콜에 일정을 앞당겼다. 한미일 3국 프로리그를 모두 경험한 이대호는 대표팀의 4번 타자 1순위다. 2015년 프리미어12 당시에도 4번 타자를 맡았던 이대호는 일본과의 준결승 9회 역전 결승타를 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야수 최고참이자 중심타자로 팀 내 비중이 크지만 훈련장에서만큼은 누구나 똑같았다. 이날 오키나와에 도착해 숙소에서 옷만 갈아입고 바로 야구장으로 향한 이대호는 “얼른 몸 풀어”라는 이순철 타격코치(56)의 재촉에 “비행기 타고 와서 무릎 아파 죽겠어요”라며 농담 섞인 투정을 한 뒤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이대호가 친 공이 쭉쭉 뻗어나가자 이 코치가 “몸 잘 만들어 왔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용규(32·한화) 민병헌(30·두산) 등과 마지막까지 남아 추가로 타격훈련까지 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타격훈련이었지만 이대호의 합류 뒤 대표팀의 분위기가 좀 더 유쾌하게 변했다. 지난달 4주간의 군사훈련을 마친 뒤 머리를 짧게 자른 이대은(28·경찰청)을 향해 이대호가 경례 자세를 취하며 ‘충성’이라고 외치자 훈련장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첫 훈련을 마친 이대호는 “나이 들어서까지 (대표팀으로) 뽑아주시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중요한 건 내가 잘하는 것이다. 1라운드를 한국에서 치르는 만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거 추신수(35·텍사스)와 김현수(29·볼티모어) 등이 합류하지 못하면서 타선이 약해졌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대표팀에 올 때마다 항상 전력이 약하단 말을 듣는다. 열심히 해서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잘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에서 훈련 중인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은 27일 서울 고척구장에서 대표팀에 합류한다. 이날 훈련장에는 김성근 한화 감독(75)과 ‘코리안 특급’ 박찬호(44) 등이 방문해 대표팀을 격려했다. 2006년 1회 대회 때 선발, 마무리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던 박찬호는 “오승환의 마무리, 김태균의 한 방이 나와야 대표팀에 새로 합류한 다른 선수들도 신이 날 수 있을 것”이라며 베테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대표팀은 이날 컨디션 저하 문제로 투수 임정우(26·LG)를 임창민(32·NC)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지난 시즌 세이브 공동 3위(26세이브)를 차지한 임창민은 2015년 프리미어12 때도 태극마크를 달았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