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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트럼프, 美 역대 대통령 첫 기소

‘성추문 입막음’ 트럼프, 美 역대 대통령 첫 기소

Posted April. 01, 2023 08:02   

Updated April. 01, 202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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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 대배심에 의해 기소됐다. 전·현직 미 대통령이 기소된 것은 1776년 건국 후 247년 만에 처음이다. 2024년 대선에 재출마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사상 최악의 정치 탄압이자 마녀사냥”이라며 “조 바이든(대통령)에게 거대한 역풍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야당 공화당 또한 “바이든 대통령의 사적 복수”라며 극한 대치 정국을 예고했다. 일부 지지자 또한 “바이든 탄핵”을 외치고 있다. 미국이 19세기 남북전쟁 때와 유사한 분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맨해튼 대배심은 2006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 밀회를 가진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한 달 앞둔 같은 해 10월 당시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시켜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약 1억7000만 원)의 입막음용 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가족기업 트럼프그룹의 자금을 동원하기 위해 문서를 조작했다며 그를 기소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소 30개 이상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공소장은 공개되지 않아 공식 혐의는 검찰의 기소 때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르면 다음 달 4일 법정에 자진 출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헌법에 따르면 그가 설사 유죄를 선고받아도 2024년 대선에는 출마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기소 외에도 2021년 1월 지지층의 의회 난입을 배후 조종한 혐의, 가족기업의 탈세 의혹 등 수많은 사법 위험에 직면해 대선 완주를 장담할 수 없다. 다만 각종 소송의 적체로 트럼프 반대파가 원하는 만큼 빨리 판결이 나오기 어렵고 트럼프 지지층 또한 결집할 가능성이 커 이번 기소가 누구에게 유리할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