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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치사의 40대들

Posted October. 16, 2019 07:34   

Updated October. 16, 201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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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F 케네디는 44세이던 1961년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취임 3년 만에 암살당했지만 지금까지 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은 ‘젊은’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있다. 케네디는 젊은 정치인답게 ‘뉴 프런티어(frontier·개척자)’ 정신을 강조하며 진취적인 이미지를 각인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냉전이 시작됐고 미국 사회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폭동과 소요가 일어났다. 경험과 변혁의 의지라는 40대의 장점을 갖춘 그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그는 미국 젊은이들로 구성된 ‘평화 봉사단’을 꾸려 저개발국으로 보냈다. 그곳에서 젊은이들이 ‘개척자’가 되어 자부심과 애국심을 갖도록 한 것이다. “여러분의 나라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물어보라”는 취임사는 새로운 리더십 패러다임을 보여줬다. 진중하고 무게감 있는 기성 정치인의 모습보다 밝고 매력적인 젊은 정치인 이미지를 전략적으로 사용한 것도 주효했다.

 빌 클린턴 역시 47세에 취임한 40대 대통령이었다. 클린턴은 경제위기를 해결해 줄 젊은 정치인 이미지를 유권자에게 각인했다. 1992년 당시 미국은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고 있었다. 재정적자가 1980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나 있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이 요구한 세금 인상안과 공화당이 요구한 정부 지출 증가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기업들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시작하며 실업률이 급등했다. 이에 클린턴 캠프는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도전적인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유권자들은 이라크전을 감행한 조지 부시보다 젊지만 주지사 경험까지 갖춘 클린턴이 ‘먹고사는 문제’를 더 잘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버락 오바마는 2009년 49세 때 대통령이 됐다. 존 매케인 후보(당시 73세)가 신문, 방송에 의존해 선거운동을 할 동안 오바마는 페이스북, 트위터로 국민에게 직접 공약을 전달하며 ‘소셜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특히 이라크 전쟁에 대한 미국인의 피로감,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 “예스 위 캔(Yes, we can)”이라는 변화의 기대를 담은 희망적 캐치프레이즈로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지선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