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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환율전쟁 속 한국만 나홀로 희생양 될 것인가

글로벌 환율전쟁 속 한국만 나홀로 희생양 될 것인가

Posted May. 13, 201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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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15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지, 아니면 동결할지를 결정한다. 이번 금통위는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이 11일부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는 등 올 들어 세계 27개국에서 금리인하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 열리는 것이어서 관심이 높다. 이르면 다음달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도 최근 금리 인상 카드를 미루고 수출 촉진을 위한 약()달러 정책으로 돌아서려는 분위기다.

연초 일본과 유럽연합(EU)의 돈 풀기에 이어 세계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까지 글로벌 환율전쟁에 참여하면 원화 강세는 한층 가파르게 진행되고 우리 수출기업들의 어려움도 더 커질 것이다. 글로벌 환율전쟁만 생각한다면 우리도 추가로 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지만 한국의 기준금리가 처음으로 연 1%대로 떨어진 현실에서 금리를 더 인하하면 가계부채 위험이 커지는 후유증도 간과하기 어렵다. 한은은 이번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하의 종합 득실을 면밀히 따져 금리정책을 결정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글로벌 환율전쟁에서 한국만 나 홀로 희생양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말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엔화약세와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 등 대외 리스크가 수출을 통해 우리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주는 회복제약 요인이라며 정치권과 정부, 기업, 노동자 등 각 경제주체가 동참해 구조개혁과 거시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도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수출 감소세가) 세계적인 교역량 감소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우리 수출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를 면밀히 점검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뒤늦게 언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달 초엔 소임을 빨리 마치고 정치판에 다시 가야 맞지 않겠나라더니 마음이 선거에 가 있어 수출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글로벌 환경변화에 눈 감고 있었단 말인가.

각국의 경제정책에서 민족주의가 득세하는 조짐마저 보이는 급박한 현실이다. 경제정책과 통화정책 핵심 사령탑으로서 사명감까지는 부족해도 할 수 없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전심전력을 다해 글로벌 경제전쟁에 대응해야 한다는 직업정신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