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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때보다 더 위태로워진 김정은 집권 3년차

김정일 사망 때보다 더 위태로워진 김정은 집권 3년차

Posted December. 16, 2013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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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김정일 사망 2주기다. 김정은을 기준으로 하면 집권 3년차가 시작되는 날이다. 장성택 공개 처형은 지난 2년간 김정은의 3대 세습을 위한 권력장악 과정에 중대한 차질이 있었다는 반증()이다.

우리는 북한의 붕괴 징조를 장성택 사형 판결문에서 읽을 수 있다. 장성택 판결문은 (장성택이) 앞으로 인민과 군인들의 생활이 더 악화하면 군대도 정변(쿠데타)에 동조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장성택이 경제가 완전히 주저앉고 국가가 붕괴 직전에 이르는 때를 결정적 거사 시기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2인자가 경제가 무너지고 국가가 붕괴하는 시기를 예상할 정도니 북의 형편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악화돼있음을 알 수 있다.

1945년 이후 68년째 지속된 북한의 3대 세습독재는 현대사에서 유례가 없다. 북한 동포들의 신음이 언제까지 지속돼야 하는가. 동유럽의 민주화와 북아프리카의 봄이 북한에도 밀려들어가야 하는 것이 역사의 순리다.

김정은은 신변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이려는 듯 공개 활동을 했다. 북한 언론은 그가 14일과 15일 각각 인민군설계소와 마식령스키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13일 발표된 김국태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장성택의 측근들도 몇몇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장성택 처형의 파장은 북한 고위인사들의 김정일 2주기 행사 참석 여부에 따라 조금 더 분명하게 확인될 것이다.

27세에 최고권력자가 된 김정은은 김정일이 남긴 권력장악 시나리오와 측근의 보호를 받으며 권력을 다졌다. 그러나 지금부터는 상황이 다르다. 김일성과 김정일에게 변함없이 충성을 다했던 장성택을 처형해야 하는 처지가 됐으니 김정은이 앞으로 누구를 믿을 수 있겠는가. 장성택을 죽인 젊은 독재자를 보면서 어느 측근이 자신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확신하겠는가. 공포정치가 체제의 기반을 단단히 하기는커녕 북한 권력층에 언젠가 독재자의 제물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여기에 경제 파탄으로 인민과 군의 불만이 쌓이면 장성택이 노렸던 쿠데타나 급변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북한 권력의 향배()는 2400만 주민의 안위는 물론이고 한반도의 평화와도 직결된다. 북한 정권 수립 후 어느 때보다 불안해진 김정은 집권 3년차를 맞아 북한 체제의 변화에 주도면밀하게 대비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