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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열차 평소 절반만 운행파업 장기화땐 물류대란 우려

화물열차 평소 절반만 운행파업 장기화땐 물류대란 우려

Posted December. 10, 20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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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의 총파업 첫날인 9일 우려됐던 여객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정지 사실이 며칠 전부터 공지된 데다 6000명이 넘는 대체인력이 투입되며 고속철도(KTX)와 수도권 지하철이 정상 운행됐기 때문이다.

파업 첫날 서울역은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병원 진료를 위해 나흘 전 서울천안 간 왕복 무궁화호 열차를 예매한 이모 씨(27여)는 무궁화호는 일부 운행 중지될 수 있다는 공지를 봤지만 출발 당일까지 별다른 연락이 없어 정상 운행되는 것으로 알고 서울역에 왔다고 말했다. 이날 이 씨가 타기로 한 오후 12시 5분 천안행 열차는 정상 운행됐다.

일부 시민들은 파업으로 인해 열차가 갑작스럽게 운행이 중지되거나 늦어질 수 있다며 다소 이른 시간 역에 도착하기도 했다. 대전에 사는 임모 씨(52여)는 오후 2시가 넘어 출발하는 무궁화호 티켓을 든 채 오전부터 대합실에서 열차 운행 정보를 확인하고 있었다. 임 씨는 출발 전까지 시간이 너무 남는 것 같아 아예 티켓을 낮 12시 넘어 출발하는 것으로 바꿨다며 파업 때문에 괜히 걱정하며 서울역에 일찍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딸의 두 살배기 아들을 돌보기 위해 부산에서 올라온 주부 김모 씨(69여)는 KTX를 끊었는데, 파업 때문에 KTX 운행에도 영향이 있을까 봐 기차역으로 가는 길 중간에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릴지 고민했다며 다행히 나뿐 아니라 대합실에 있는 승객들 대부분이 큰 혼란 없이 고향에 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안심했다.

반면 화물 부문은 상당 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계 당국은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연말 물류대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파업 첫날 화물철도 운행률은 오후 3시 현재 52%에 그쳤다. 철도의 국내 화물운송 분담률은 5%에 불과하지만 철도 화물수송 상위 10개사가 시멘트(5곳)와 컨테이너(4곳) 등의 업종에 집중돼 있다. 시멘트 업체들은 철도 파업에 대비해 시멘트 5일분(약 24만 t)을 사전 운송했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마땅한 대체 운송수단이 부족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시멘트 업체는 이날 화물열차 수송을 포기했다. 충북 제천의 아시아시멘트는 전체 시멘트 물동량의 6070%를 철로수송에 의지했지만 이날은 벌크 트럭을 추가 확보해 육로 수송에 나섰다. 전체 시멘트 수송량은 평소 수송량(1만 t)보다 크게 줄어든 3000여 t에 그쳤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철도파업이 장기화된 2009년에도 시멘트 업종의 피해가 컸다며 연말 공기() 마감을 위해 시멘트 출하가 많은 시기라 파업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sykim@donga.com박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