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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등장한 맏형론 민주, 노원병 공천 포기

또 등장한 맏형론 민주, 노원병 공천 포기

Posted March. 26, 20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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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한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동철 공천심사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야권 분열은 국민이 가장 원치 않는 상황이라며 집안 전체를 생각하는 맏형의 입장에서 내린 자기희생적 결단을 국민과 안 전 교수가 깊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맏형이란 단어를 3번이나 썼다.

민주당의 무()공천 결정은 지난해 대선 때 문재인 전 대선후보로 후보 단일화를 이룬 안 전 교수에 대한 정치적 빚을 갚고 동시에 박근혜 정부에서도 야권연대를 이어가겠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불만과 우려가 적지 않다. 안 전 교수가 어떠한 언급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무공천을 결정한 것은 제1야당의 권위를 내동댕이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이용섭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참담한 심정이다. 먼저 후보를 내고 국민의 요구가 있을 때 단일화를 해야 하지 아예 공천을 포기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야권 맏형론 야권연대를 내세우면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도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게 사실상 후보직을 양보했다. 지난해 411총선 때도 전남 순천-곡성 등을 무공천 지역으로 설정해 통합진보당만 좋은 일을 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 관계자는 제1야당인 민주당이 숙주(다른 생물이 기생하는 대상이 되는 생물)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탄식했다. 서울 노원병과 함께 재보선이 치러지는 부산 영도, 충남 부여-청양은 민주당의 세가 약한 곳이어서 전패()할 수 있다는 걱정도 상당하다.

안 전 교수 측은 새 정치의 길에서 여러 사람이 뜻을 모으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진보정의당 김지선 노원병 후보는 트위터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뜻을 계승하고 노원의 승리를 이루겠다며 완주 의지를 밝혔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대선 이후 첫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에 특정 후보자의 눈치를 보며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것은 공당답지 못할 뿐 아니라 책임정치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민동용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