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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 장병구조, 원인규명, 후속대응 만전을

[사설] 천안함 장병구조, 원인규명, 후속대응 만전을

Posted March. 29, 201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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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침몰 참사라는 국가적으로 엄중한 사건이 발생했다. 장병 104명을 태운 해군 함정이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두 동강 난 채 순식간에 가라앉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 그 원인에 따른 비상한 대처가 불가피하다. 생사 불명인 장병 46명의 귀중한 생명을 구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안보장관 회의에서 실종자들이 살아있다는 믿음을 갖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도 부모 가족들과 같은 애타는 심정이다.

실종된 장병들은 함미()의 아래쪽 선실 등에서 휴식을 취하다 선체가 동강 나면서 갇힌 채 가라앉았을 것으로 보인다. 함정은 크고 작은 격실()로 이뤄져 유사시 차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60여 시간 생존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한다. 그들이 어디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자면 신속한 수색을 해야 한다. 해군은 어제도 4차례 함수()와 함미를 찾는 작업을 벌였으나 물의 흐름이 빠르고 시계()가 나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 사건은 1974년 2월 해군 훈련병 300여명을 태운 YTL정()이 충무 앞바다에서 악천후로 침몰해 150여명이 숨진 이후 최대의 참사다. 군 장병들에게는 전시()든 평시()든 생명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평시의 이런 대규모 참사는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사건이다. 침몰 원인에 대해 이 대통령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되 섣부르게 예단해서는 안 되고, 예단을 근거로 혼란이 생겨서도 안 된다고 당부했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 등에 좌우되지 않도록 국민도 원인규명 작업을 침착하게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세 가지 가능성을 지적한다. 북한의 어뢰 공격 또는 남북 어느 쪽이 깔아놓은 기뢰와의 접촉, 함미에 배치된 탄약고와 유류고의 폭발, 암초와의 충돌 가능성 등이다. 북의 잠수정이나 잠수함이 북방한계선(NLL)에서 10km이상 떨어진 우리 해역 깊숙이 들어와 어뢰를 쏘기는 어렵고, 북의 소행으로 볼 징후나 특이한 동향은 아직 없다고 한다. 하지만 레이다 탐지를 기만하는 전술로 어뢰 공격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선체내부 폭발은 안전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암초와의 충돌은 우리 해군 함정들이 익숙한 항로여서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견해가 많다. 폭발 당시의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서는 생존자들의 증언도 매우 중요하다.

만약 북의 소행으로 밝혀진다면 1999년 이후 세 차례의 해전() 도발 때보다 단호하고 강력한 응징이 필요하다. 이는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차원의 문제다. 내부 폭발이나 암초 등에 의한 사고로 밝혀진다면 우리 군()이 책임을 피해 가기 힘들다. 작전 지휘 및 기술 분야에 대한 관리 책임을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이번 참사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해군의 명예, 작전수행능력을 묻는 위중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정확하고 신속한 원인 규명과 그에 따른 후속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