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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판 호령하는 공포의 숏다리 스타들

Posted August. 15, 200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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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키로 하나요? 공간을 파고드는 플레이엔 제 숏다리가 제격입니다.

프로축구 K리그 광주 상무의 최성국(26)은 최전방 공격수로 팀을 이끌고 있다. 신발을 신고 잰 키가 172cm에 불과한 그는 빠른 발과 절묘한 개인기로 상대 수비진을 헤집고 다닌다. 그의 활약 덕분에 지난 시즌 최하위 광주는 올 시즌엔 벌써 9승을 수확했다. 최성국은 키가 작아서 그런지 팬들이 응원을 더 많이 해 준다. 축구선수가 되길 천만다행이라며 웃었다.

숏다리 활약 눈부신 축구계

세계 축구계에 단신() 열풍이 거세다. 최근까지 세계 랭킹 1위를 질주한 스페인 대표팀은 유난히 숏다리 선수가 많다. 전통의 강호 아르헨티나도 마찬가지. 지난 시즌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도 평균 신장으로 따지면 끝에서 1, 2위를 다툰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의 평균 신장은 181.3cm. 최근 파라과이와 평가전을 치른 현 대표팀 평균 키도 같다. 11년이 지났지만 키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빅 사이즈가 필수로 여겨지는 구기종목에서 이처럼 축구만 예외인 이유는 뭘까. 신동성 스포츠연구소 소장은 다리가 긴 선수들은 단신에 비해 회전을 할 때 방향 전환이 느리다며 순간적인 방향 전환과 횡적인 움직임이 중요한 축구에서 키 작은 선수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육과학연구원 문영진 박사는 움직이는 공을 다루는 축구에선 힘보다 임팩트가 더 중요하다며 무게중심이 낮은 선수는 더 좋은 임팩트로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슈팅 속도가 빠르고 유연성이 좋은 점도 단신 선수의 장점으로 꼽았다.

숏다리 콤플렉스는 없다

앞으로도 축구에선 단신 콤플렉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기 대한축구협회 기술 분석위원은 빠른 패스와 순간적인 스피드를 중시하는 현대 축구에서 신장의 이점은 사라지고 있다며 과거엔 키가 큰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필수였다면 이젠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의 분석도 비슷하다. 과학적인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의 균형만 잘 잡는다면 현대 축구에서 단신 선수들의 활용 폭이 더욱 커질 거란 얘기다. 김 교수는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11세 때 자신의 성장호르몬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더욱 축구에만 전념했다고 말했다. 작은 키가 오히려 동기를 부여하는 긍정적인 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