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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가 20,30대도 실직 스트레스

Posted December. 05, 2008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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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 스트레스에 골병든다=기업의 퇴출과 감원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실직 스트레스를 겪는 20, 30대 직장인이 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한 40, 50대 중년층의 실직을 목격한 세대가 본격적으로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심한 구조조정 스트레스를 겪는 것.

이런 현상은 직장 내에서 인정받는 경우나 심지어 안정적인 공무원 사회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입사 5년차 차은정(가명34여) 씨는 홍보회사에 다니며 능력 있는 직원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고객이 줄면서 회사를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오히려 업무 실적이 나빠졌다. 차 씨 역시 외환위기 당시 아버지가 직장을 잃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7급 공무원 박현우(가명29) 씨는 친구들이 너는 공무원이니 걱정 없겠다고 하지만 외환위기 때 집안이 어려워진 경험이 있다 보니 불안감을 지울 수 없다며 외국어나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자기 계발에 관심을 쏟는 동료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직 스트레스를 겪는 대부분의 20, 30대 직장인은 10년 전 부모의 실직을 경험하면서 트라우마(마음의 상처)가 생겼다고 말한다.

여가시간 즐겨라=정신과 전문의들은 20, 30대 직장인이 실직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충분한 위치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직장을 잃는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전부를 잃는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는 것. 여기에 10년 전 부모의 실직을 떠올리면 퇴출 공포는 더욱 커진다.

유범희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20, 30대는 아직 자신이 물러날 차례가 안 됐다는 생각이 강하고 조직 내 자신의 위치와 역량을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스에 무방비로 노출되면 각종 불안장애가 생긴다. 건강보험공단의 불안장애 진료 인원 현황에 따르면 20대 불안장애 환자는 2004년 3만4000명에서 2007년 4만9000명으로 늘었다. 30대 불안장애 환자는 6만2000명에서 7만 명으로 증가했다. 올해 8월 말 현재 20, 30대 불안장애 환자는 8만 명을 넘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실직 스트레스를 극복하려면 일하는 시간과 여가시간을 확실히 구분하고, 직장 내 인간관계 외에 다른 분야의 사람을 만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 교수는 하루나 한 달 앞으로 내다보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직장생활과 개인생활의 계획을 수립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