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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부와 군, 북한의 도발에 빈틈없이 대비하라

[사설] 정부와 군, 북한의 도발에 빈틈없이 대비하라

Posted October. 17, 2008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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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방송은 어제 이명박 정부를 향해 우리의 존엄을 훼손하며 무분별한 반()공화국 대결의 길로 계속 나간다면 북남관계의 전면 차단 등 중대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우리의 존엄이고 생명인 신성한 우리 체제를 감히 건드리는 자들에 대해선 추호도 용납하지 않고 단호하고도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정부는 북이 이처럼 강경한 표현으로 대남() 공세에 나선 의도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방송은 노동신문 논평원의 글을 전하는 형식을 빌렸지만 북한 정권 수뇌부의 속셈을 전한 것이나 다름없다. 북이 위협한대로 어떤 구체적인 행동을 보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개성공단 및 개성관광과 관련한 모종의 조치나 국지적 군사 도발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북은 이달 초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도 탈북자 단체 등의 대북() 삐라 살포를 문제 삼으며 보복 위협을 한 바 있다.

북은 한국 내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건강이상설과 급변사태 논란, 북한 실상을 폭로하는 삐라 등에 쐐기를 박고 주민들의 민심 동요에 대응하려고 대남 수위를 높이는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방송이 우리의 존엄이고 생명인 신성한 체제라고 말했듯이 북한 정권으로선 체제 문제만큼 중대한 사안이 없다. 최근 김 위원장의 대학생축구경기 관람 소식을 은둔 50여 일만에 사진이나 동영상 없이 보도한 것과, 23개월 전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일선부대 방문 사진을 뒤늦게 공개한 것도 체제 안정을 과시하려는 의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를 김대중, 노무현 정부처럼 길들이려는 의도 역시 있어 보인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을 강조한 것은 과거처럼 무조건적으로 지원하라는 요구다. 올 들어 미국의 식량 50만t 지원과 최근 테러지원국 해제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자 통미봉남()의 속셈을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의 의도가 어디에 있든 정부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북()정책의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남북대화와 교류를 위해 성실히 노력하되 일시적인 교착상태나 국지적 군사 도발 등을 두려워하는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 당황하거나 초조해하는 것은 저들의 전략에 말려드는 것이다. 정부와 군()은 어떤 경우에도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