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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금시장 돈이 돌게 하라 미-유럽 연합작전

세계 자금시장 돈이 돌게 하라 미-유럽 연합작전

Posted October. 09, 200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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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이 자금시장에 돈이 돌도록 만들기 위한 초강수 조치를 발표하는 등 공조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은행권을 살리기 위해 대규모 구제금융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으며 다른 나라도 예금자 동요를 막기 위해 예금보호 한도를 늘리고 있다.

미국은 중앙은행이 기업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한 데 이어 금리 인하 카드를 당장이라도 빼들 기세다.

미국과 유럽의 정책 당국은 시장에 일단 돈이 돌기 시작하면 금융시스템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은 여전히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럽의 긴박한 움직임

영국은 은행 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500억 파운드(약 122조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앨리스터 달링 재무장관은 8일 주식 시장이 열리기 직전 공적자금을 동원해 8개 대형 금융기관의 자본을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8개 금융기관은 HSBC, 스탠다드차타드, 바클레이스, 애비, HBOS, 로이즈TSB,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등 대형 은행과 최대 주택조합인 네이션와이드 빌딩 소사이어티다.

영국 정부는 이들 금융기관에 자본을 투입하고 그 대가로 우선주를 취득한다. 정부가 이들 금융기관의 지분을 취득하는 부분 국영화인 셈이다.

정부는 세금으로 공적 자금을 투입한다는 부담을 덜기 위해 경영진의 보수상한제를 도입하고, 일반주의 이익 배당금을 제한하는 등의 조건을 붙였다.

전문가들은 영국의 이번 구제금융은 부실 자산을 사들이는 미국의 구제금융과 달리 1990년대 스웨덴이 금융위기에 처했을 때 취한 조치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또 영국 정부는 서로 자금을 빌려주기를 꺼리는 금융기관 간의 불신을 해소하고 대출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 2500억 파운드를 제공하는 특별 대출보증기관을 설립하기로 했다.

스페인 정부도 7일 금융시장 지원을 위해 300억 유로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 펀드는 필요할 경우 500억 유로로 규모가 커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국민 세금으로 은행 지분을 취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7일 은행이 파산하는 것을 결코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은행이 파산 위기에 직면할 경우 정부가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구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뤼크 샤텔 정부 대변인이 전했다.

버냉키 경기부진 내년까지 지속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7일 단기자금시장의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기업이나 은행들이 단기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기업어음(CP)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FRB는 지금까지 시중은행 등 일반 금융기관에 한해서만 유동성을 지원해왔으나 기업을 상대로 CP 매입 방식을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는 사상 처음이다.

이는 미국 내 단기자금시장 상황이 그만큼 심각한 정도로 위기에 처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동안 CP는 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매입해왔지만 최근 자금시장 경색으로 MMF의 CP 매입이 급감하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줄이 막혀 왔다. 이에 따라 FRB가 나서 국민 세금으로 CP에 투자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재원은 재무부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예치하는 자금으로 조달될 예정인데 정확한 기금의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하를 망설여왔던 FRB는 결국 금리인하 카드를 빼들 것으로 보인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7일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미국의 성장률 전망이 더 나빠졌고 성장세의 하강 리스크가 커졌다면서 현재의 중립적인 금리정책이 적절한지를 검토해봐야만 한다고 말해 정책금리의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은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의 경기부진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치영 송평인 higgledy@donga.com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