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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송, 고도산업과 정상언론의 길 앞당겨야

[사설] 방송, 고도산업과 정상언론의 길 앞당겨야

Posted September. 06, 200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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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신문과 방송의 겸영() 금지 등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시대를 맞아 첨병 역할을 하게 될 인터넷TV(IPTV)를 활성화하고 대기업의 방송사업 진출도 수월하게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방송 산업의 육성에 본격 시동을 걸겠다는 구상이다.

우리는 손꼽히는 정보통신(IT) 강국이자 한류의 진원지로서 방송 콘텐츠산업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어 방송통신 융합시대의 선두주자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인터넷TV 만해도 한국은 2003년 첫 준비작업을 시작한 이후 허송세월을 하다가 지난해 12월 겨우 법 제정을 완료했고 10월 상용화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미국 유럽 일본 홍콩 등 30여 개국에서 이미 인터넷TV 서비스가 개시됐고 한국은 후발주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우리 방송 산업이 뒤쳐지는 것은 방송과 통신업계의 밥그릇 싸움에다 각종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총액 3조원 이상의 대기업은 방송사업 참여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질 수 없었다.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해 미디어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 세계적인 추세도 외면해 왔다. 방송 종사자들은 방송의 정치적 독립 문제가 나오면 팔을 걷어 붙였지만 눈부시게 변신하는 세계의 방송 산업과 경쟁하는 일에는 무관심했다. 국가적으로 방송 산업의 영세화를 자초한 셈이다.

하지만 방송 산업이 지닌 생산 효과와 일자리 창출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한국이 아직 초기단계인 인터넷TV 분야에서 관련 서비스와 기기, 소프트웨어 등을 선점할 경우 세계 시장에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계획대로 방송통신 산업이 확대되면 2012년까지 116조원의 생산액 증가와 29만개의 일자리 확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대로 선진국에게 주도권을 빼앗기면 한국은 시장을 내주고 위기를 맞게 된다.

방송이 언론으로서 정상화되는 과제와 아울러 고도()의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는 일에 눈을 돌려야 한다. 이미 경쟁국에게 밀려 있는 만큼 정부는 규제 타파와 지원에 가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아직 한국은 충분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